오산찬가에는 정감이 가는 단어들이 많이 나옵니다. "아득한 먼 옛날 오산벌에 흰옷 입은 백성들이 모여 살았네. 삼삼오오 착하고 다정하게 모여 살았네. 말여울, 가마뫼, 금바위, 잔다리, 조모시, 들모루, 밀머리, 새터말, 쇠죽골, 오미장터에. 조석구 문학박사가 지은 오산찬가는 무려 45줄 이어 지는데 이는 마치 오산시를 소개하는 서사시와도 같습니다.

오산시민의 노래에서는 오산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합니다. 독산성 옛 성터에 충효를 심어 대대로 여기 살아 정깊은 고장, 오산벌 넓은 들에 구름 꽃 피니 뜻모아 새역사를 가꾸어 보세. 이 또한 짧고 명료한 문장속에 오산시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자는 깃발을 세우고 선두에 나서시는 모습입니다.

교육자로 작가로 오산의 원로이신 조석구 박사님께서 최근에 자신의 서재에서 엄선한 도서 880권을 오산시에 기증하셨습니다. 불타는 월남 등 도서 680권, 진실을 찾아서(간디) 등 문고판 80권, 청솔 등 문예지 20권, 월드시학 창간호 등 월간지 100권입니다. 조 박사님께서는 서재에서 자신이 꼭 간직하고 싶은 책 몇 권을 남기고 시민과 학생에게 필요해 보이는 책을 골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문맹자가 보면 종이에 지나지 않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아주 귀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반 시민들께도 오래전에 출간되어 긴 세월 소장한 책을 함께 나누어 읽을 기회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오산시에서는 기증받은 책을 정리하여 꿈두레도서관에 '조석구 문학박사 기증도서'코너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오산시장의 감사패 사진을 함께 전시할 것입니다. 책을 읽는 청소년들에게 귀감으로 삼도록 하고자 함입니다. 시민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고 소장도서를 나누는 기폭제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오산시에는 중앙도서관을 비롯해 초평도서관, 햇살마루도서관, 청학도서관, 양산도서관, 그리고 지난 4월 개관한 꿈두레도서관이 있습니다. 시에서는 시민들의 도서를 기증받아 또 다른 시민과 청소년들에게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는 재능기부 형태의 도서모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산시의 도서관 정책은 소통과 참여입니다. 도서관 앞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습니다. 꿈두레도서관 뒤편에서는 아빠와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책을 읽으며 대화를 하고 원통형 원룸에 누워서 하늘의 별을 볼 수 있습니다. 삶에 바쁘고 지친 젊은 아버지들이 아이들과 하룻밤 보내면서 그간 못 나눈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책이 소중해지기 위해서는 그 페이지를 열어 그 활자와 그림을 읽어야 합니다. 서재에 진열되어 있는 채 세월 속에 묻힌다면 그것은 책이 아닙니다. 나는 물론 내 주변사람들이 함께 그 책을 읽어야 가치를 발휘합니다. 조 박사님의 도서 기증도 서재의 책이 제 기능을 다하도록 하기 위한 일입니다. 오산시민과 학생들이 고전을 읽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기증하신 도서중에는 대형 도서관을 다 뒤져도 찾기 어려운 고전도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오산시 전체에 유일한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 박사님의 도서기증에 감사드리고 박수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오산시의 지도자들께서 도서기증을 통해 오산시를 이끌고 오산시민과 학생들에게 새로운 독서열풍을 뿜어주시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5권, 10권 아끼시는 장서이지만 서재에서의 긴 사랑에 더해 오산시 6개 도서관에 더 큰 사랑을 나누어 주시기를 할애요청(割愛要請) 드립니다.

/이강석 오산시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