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 유임. 축구협회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을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홍명보 감독이 3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졸전을 펼친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질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휘봉을 잡는다.
 
대한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감독의 유임을 결정했다.
 
허 부회장은 "월드컵 부진이 홍 감독 개인의 사퇴로 결정되어서는 안된다"며 "홍 감독을 계속 신뢰하고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에 대한 유임 조치는 정몽규 회장과 부회장들이 모인 집행부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이 벨기에와의 본선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나자 사의 의사를 전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사퇴가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험을 거울 삼아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잘 이끌어달라고 홍 감독을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이 정 회장과 면담한 뒤 자진사퇴 의사를 번복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대회까지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이 아시안컵을 잘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표팀 졸전의 책임소재에 대해 허 부회장은 구체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
 
허 부회장은 "이번 월드컵 준비부터 끝까지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결과를 토대로 대책을 세우고 개선책을 찾겠다"고만 했다.
 
책임소재와 관련한 구체적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분석을 마친 뒤 따져보겠다는 취지의 말만 되풀이 한 것이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 1무2패를 기록,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무려 16년 만에 무승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홍 감독은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경기력 보다는 친분있는 선수를 선발했다는 '의리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12분 동안 세 골을 얻어맞고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수적 우위를 누렸음에도 패배하는 등 경기 내적으로는 전술 구사력도 부족했다는 지탄도 받았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