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백신은 개발이 어렵다. AI바이러스의 혈청형이 무려 144종이나 되는데다 어떤 종이 유행할 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초 발생한 5차 AI사례에서 확인됐듯이 국내에서 미발견된 새로운 종의 습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 백신개발 왜 어렵나

= AI바이러스 종은 8개의 유전자 가닥 중 HA(해마글루티닌)과 NA(뉴라미니다아제)의 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그래픽 참조

HA는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단백질이고, NA는 바이러스가 세포막을 뚫는 데 사용하는 가수분해효소를 가리키는데 이 둘의 조합으로 AI바이러스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HA는 16종, NA는 9종이다. 이에 가능한 조합은 144종이나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확인된 바이러스 종이 H5N8·H5N1형 등 단 2종 뿐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122종의 국내 발병 가능성은 얼마든지 내재돼 있는 것이다.

반면, 가축 전염병인 구제역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현재까지 7가지 혈청형(A, O, Asia1, C, SAT1, SAT2, SAT3)에 불과하다 보니 국내 발생우려가 높은 A와 O, Asia1형을 중심으로 이미 백신이 개발돼 보급 중이다.

경기도는 구제역처럼 AI도 국내 유행했던 H5N8·H5N1형에 한해 정부와 함께 백신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지만 동일한 혈청안에서도 다른 특성을 보이는 AI바이러스 특성상 쉽지 않아 보인다.

■ H5N8형 어디서 국내 유입됐나


= H5N8형이 처음 보고된 곳은 아일랜드(1983년)다. 이후 2010년 중국 장쑤(江蘇)성에서 발병이 소규모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철새를 통해 중국에서 유입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학계에서는 국내에 상존하고 있는 바이러스 유전자간 재조합을 통해 발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