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회의 요청 나흘뒷짐
불과 1시간여 앞두고 공지
상부 정식 보고도 거절하다
취재 직후에 교육청에 알려
수원 송죽초등학교 담임교사가 다문화가정 학생에게 수차례에 걸쳐 인종차별적 발언과 인권유린성 언행을 해 충격(경인일보 7월 4일자 23면 보도)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학교측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학부모회의 일정을 미루는 등 축소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학교측은 다문화센터와 수원교육지원청에 신고 또는 보고해 달라는 학부모의 요청을 거절했다 취재 이후 교육지원청에 뒤늦게 보고한 것으로 밝혀져 이를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학생인 A양의 학부모는 지난달 26일 담임교사 교체와 학교폭력위원회 개설 등에 대해 학부모의견을 묻는 긴급 학부모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회의 참석대상은 이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6학년 1반 학부모 전원으로 모두 21명이다.
그러나 학교측은 회의 개최사실을 4일 동안 미뤄오다 회의시작 불과 1시간 10분 전인 지난달 30일 오전 9시 50분께 학부모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일괄 공지했다. 학교측의 갑작스러운 통보로 회의에는 전체 21명 중 A양의 아버지를 포함, 고작 4명만 참석했다.
학교측은 피해학생의 아버지 외에 3명의 학부모만으로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학교측은 "긴급회의이기 때문에 정족수와 무관하며, 학부모들에게 의견을 긴급히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양 학부모는 "학교측에 지난달 26일 학부모회의를 요청했고, 이후 아무런 통보도 없다가 4일이나 지난 30일 회의를 개최하면서, 긴급회의라며 1시간 10분 전 통보를 하면 참석할 수 있는 학부모가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반발했다. 당시 A양 아버지도 학교측의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고 어렵게 회의에 참석했다.
학교측은 4명의 학부모만 참석한 긴급회의 결과를 토대로 다음날인 지난 1일 이 교사에 대해 담임 해지조치를 했다.
특히 학교측은 A양 부모가 다문화센터나 교육지원청에 정식으로 보고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다문화센터에 신고한 사례나 제도가 없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학교측은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수원교육지원청에 보고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가 경인일보 취재 직후인 지난 3일 오후 늦게 '언론보도예상보고' 형식의 '사건일지'와 '결과'를 교육지원청에 뒤늦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죽초 관계자는 "담임 교체는 다른 학생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줄 수 있는 사안이라 조심스럽게 진행했다"며 "피해 학부모가 원하는 대로 담임 교체와 학교폭력위원회를 개설했고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김대현·윤수경·김범수기자
다문화학생 '인권유린' 숨기기 급급한 학교
입력 2014-07-0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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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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