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7월 한국을 강타한 태풍 셀마는 기상청이 태풍의 진로를 잘못 판단해 재해를 키웠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태풍이 지나갔지만 유독 '셀마'는 정확한 진로예상과 올바른 예보 및 대책 수립의 경각성을 각인시킨 태풍으로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셀마가 지나간 후 모든 이가 넋 놓고 있는 사이 광명, 안양, 수원에 집중호우가 내렸다. 우리가 흔히 쓰는 '후폭풍'이라는 것은 바로 이걸 두고 하는 말이다. 후폭풍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셀마가 늘 거론되는 것도 그 피해가 예상외로 컸기 때문이다. 광명에는 하루에 강한 바람과 389㎜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많은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인근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안양천변 저지대가 침수됐다. 셀마 후폭풍은 수원 화성 팔달문도 할퀴고 지나갔다. 성 옹벽이 허무하게 무너져 처참하게 맨살을 드러냈다.

/ 靑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