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짧은 기간 의대·대학병원까지 세워
교육부 거점사업 4개 모두 선정되며 파란
IT·의약·디자인 등 '창의융합대학' 호평
취업률도 매년 최상위권 '눈에 띄는 성장'
현재 대한민국에는 202개의 4년제 대학이 있다. 이들 대학이 현재의 대입정원인 55만9천36명을 유지할 경우 오는 2018년에는 고교 졸업자 수보다 대입정원이 9천146명이 많아지고 그 차이는 점점 커져 2023년에는 16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보다 대학정원이 더 많아지는 상황을 막고 더 나은 고등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 교육부는 대대적인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밝히고 이달 중 대학구조개혁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개교 23년의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충남 논산과 대전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중소규모의 한 지방대학이 4개 사업에 모두 선정되며 대학가에 파장을 일으켰다.
1991년 개교해 짧은 시간 안에 의대를 유치하고 대학병원까지 세우며 취업명문대학으로 자리잡은 건양대학교(총장·김희수, 이하 건양대)가 이제 명문교육대학으로 자리잡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뗀 것이다.
건양대는 지난달 2단계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이하 LINC)에 최고 성적으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2014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 지방대 특성화사업까지 올해 국내 모든 대학의 숙원사업이었던 교육부 국책사업 4개를 모두 따내는 경이로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가장 늦게 발표된 지방대 특성화사업의 경우 정부가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대학의 존폐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많은 대학이 심혈을 기울여 지원했던 사업이다. 건양대 또한 특성화사업을 대비해 수개월 전부터 7개 사업단을 꾸려 교수와 직원들이 밤낮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보고서 작업에 몰두했다.
지방의 한 작은 대학이 순식간에 교육부와 대학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대학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건양대는 '가르쳤으면 끝까지 책임진다'는 무한책임정신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들을 펼쳐왔다.
그 예로 김희수 총장은 학생들과의 대화를 중요하게 여겨서 매년 1학기에는 신입생과, 2학기에는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올해는 더 확장해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직접 만나지 못할 때는 스마트 폰을 활용하고 이렇게 취합된 의견들은 대학정책에 반영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전국 최초로 시행했던 '동기유발학기'다.
2012년 전국 최초로 융합 전문 단과대학으로 출범한 창의융합대학은 기존의 학사제도를 탈피해 전문적인 산학연계 특성화 교육과정으로 운영 중이다.
건양대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해 등록금을 2009년부터 동결·인하했다. 하지만 장학금 비율은 매년 늘려 성적우수 장학금은 물론 성적이 향상되거나 금연, 다이어트에 성공한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건양대는 2012년 의료공과대학, 군사경찰대학, 재활복지교육대학을 신설했다. 대학의 최고 강점인 의과대학(의학, 간호)과 의과학대학(작업치료, 안경광학, 방사선, 물리치료, 병원관리, 임상병리, 치위생), 그리고 건양대병원과 연계한 교육을 통해 의료·의료산업분야 특성화대학으로 발전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수년간 전국적으로 대학 교육혁신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건양대는 충남 논산에서 1991년 첫 개교, 400명 정원을 시작으로 현재는 재학생 8천300여명, 전임교원 268명이 있는 중견 대학으로 성장했다.
매년 전국 최상위권의 취업률를 달성하고 있으며 2013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취업률지표 '다'그룹(1천명 이상 2천명 미만)에서 73.9%로 전국 3위를 차지했다.
1994년 의대 인가를 받고 이듬해 의대를 신설했으며 2000년 대전에 메디컬캠퍼스를 설립하며 동시에 건양대학교병원도 개원했다.
보건의료계열은 2009년 임상병리사를 시작으로 의사(2010년), 안경사(2011년, 2012년), 치과위생사(2013년), 2014년에는 동시에 임상병리사, 작업치료사 두 명의 전국 수석을 배출하면서 6년 연속 전국 수석 배출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3년 전국 최초 융합전문단과대학인 창의융합대학을 설립했고, 앞서 2012년에는 국내 유일하게 단과대학 차원으로 의대와 공대를 결합한 의료공대를 신설했다.
이처럼 건양대는 '최고'보다는 '유일'을 우선으로 하며 차별화된 학사제도와 끊임없는 변혁을 통해 지방대학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학부교육 선진화의 신흥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종·대전/박희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