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이 남북관계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2010년 일어난 천안함 피격 사건의 대응으로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지원 사업 보류 등의 내용을 담은 5·24 조치를 내놨다.

이후 연이어 연평도 포격, 3차 핵실험, 개성공단 통행 제한 등의 사건이 벌어져 남북관계는 현재까지 꽁꽁 얼어 붙어 있다.

북한은 2002년 서해교전이 일어났을 때, 불과 3개월 후에 열린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 선수단, 응원단을 파견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발표와 핵시설 재가동 움직임을 취했던 2003년에도 북한은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응원단과 함께 참가했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다. 5·24 조치로 4년 동안 정부를 통한 남북교류가 중단된 상태지만 북한은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전했고, 정부는 이 결정을 받아들였다.

북한의 선수단, 응원단 공동 파견이 남북관계 개선에 호재로 작용할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김석향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외교 전략을 펼 방법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응원단'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본다. 이슈는 되겠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 응원단 파견이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하는 쪽은 행사지가 '인천'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시는 전국에서 남북협력 사업을 가장 꾸준하게 한 지자체다. 2004년 5월 용천역 열차 폭발 사건 때 밀가루와 성금을 북한에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남북교류협력 조례를 만들었고, 2005년에는 지자체 중 최초로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했다.

이외에도 평양 체육단 축구장 현대화 사업(2007), 평양 치과 병원 리모델링 사업(2008) 등을 지원했다.

시는 5·24 조치 이후에도 예산을 필요로 하는 영유아·임산부 등 취약계층, 산림복구사업 등의 지원 사업은 중단했지만, 남북 경협 전문가 발굴 육성을 위한 인천남북경협아카데미 운영, 시민평화교육 등을 계속 진행했고, 올해도 추진 중이다.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해 북한은 긍정적 태도를 이어왔다. 이는 정부를 통한 남북교류가 막힌 상태에서 시가 꾸준히 도움을 줬던 것에 대한 신의의 표현"이라며 "응원단 파견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있다는 뜻이며, 시가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가 어떤 결과를 낼지 아무도 모른다. 인천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석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