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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
자퇴 후 취업전선 뛰어들고
범죄통해 분노 표출하는데
도교육청, 실태 파악 '깜깜'
중국 국적의 정설(가명·18)양은 지난해 9월부터 학교가 아닌 안산의 한 공장으로 출근한다. 중국에서는 친구도 많고 활달한 성격이었던 정양은 3년 전 부모와 함께 한국에 온 뒤부터 '폐쇄적인 아이'가 됐다.
정양은 한국에 온 뒤 중학교에 입학 했지만 서투른 한국어 때문에 학교 친구들로부터 비웃음의 대상이 되면서 아예 말을 하지 않았다.
친구들의 계속된 놀림에 정양은 학교를 자퇴하고 공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정양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하루 10시간 가전제품 제조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정양은 "학교를 다니고 싶었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공장은 아무말도 하지 않을 수 있고 다른 외국인도 많아 적어도 따돌림은 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인 어머니를 둔 빅토르(가명·18)군도 외모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놀림과 왕따의 대상이었다. 결국 중학교를 자퇴한 뒤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까지 진학한 빅토르군은 채 한 학기도 채우지 못하고 자퇴했다. 빅토르군은 자신을 놀리던 친구들과 학교에 대한 분노를 '방화'등 범죄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화염병을 만들어 연립주택 등에 던지는 등 3차례에 걸쳐 방화를 저지른 그는 결국 구속됐다.
다문화가정 학생 상당수는 친구들의 따돌림과 폭력 등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학업을 포기하고 있다. 특히 불안정한 교육환경으로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난 아이들 대부분은 생업 전선에 뛰어들거나 각종 범죄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처럼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이탈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경기도교육청은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실태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안전행정부의 외국인 주민 현황과 경기도교육청의 다문화 가정 학생 수를 비교해 보면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안행부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경기도내 만 6~11세 외국인 거주자는 1만5천790명인 데 비해 실제 초교에 다니는 학생은 8천987명으로 전체의 56.9%에 불과하다.
특히 상급학교로 갈수록 재학률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중학생 연령인 만 12~14세 외국인 거주자는 5천377명(안행부)이지만, 이 중 2천341명(43.5%)만 학교에 다니고 있고, 만 15~17세 외국인 4천233명(안행부) 가운데 1천134명(26.8%)만이 고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대안학교의 한 교사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 대부분이 생업전선이나 범죄에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며 "어떠한 식으로든 제도권 교육안으로 끌어들여 가난과 분노 등을 되물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현·윤수경·김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