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의 A영어학원은 취학 전 유아만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한달 교습비는 83만원, 피복비(23만원)를 합치면 100만원이 훌쩍 넘지만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

안산의 B영어학원도 전문놀이 교육기관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취학 전 유아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B학원의 교습시간은 하루 평균 10시간30분으로 5세 이하 유아들이 중학생들보다 오래 학원교습을 받고 교습비도 100만원을 넘는다.

높은 교습비, 과도한 학습시간 등 경인지역 유아 영어학원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김상희 의원실이 교육부로 부터 제출받은 '2014년 전국 유아대상 영어학원 현황' 자료 분석 결과 영어학원 학원비가 100만원 이상인 곳이 2011년 47개에서 올해는 133개로 3년만에 2.8배나 늘었다.

경기도의 경우 유아 영어학원이 용인에만 35개, 광명 8개, 화성·오산 6개, 김포 6개, 고양 5개, 성남 4개 등 수십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원의 평균 월 교습비는 과천이 107만원, 성남 96만원, 광명 82만원 등 대부분 80만원이 넘어 일반 고교에서 급식비를 포함한 수업료보다 훨씬 비싸다.

이들 유아 영어학원은 더욱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학원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교습시간 3시간에서 10시간30분까지 운영되고 있다. 더불어 경기도내 상당수 학원은 하루 교습시간이 6시간을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에 사는 주부 방모(31·여)씨는 "사교육비 걱정을 취학전부터 하게될 줄 몰랐다"며 "다른 아이들과 비교돼 안보낼 수도 없는 상황으로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고비용, 과도한 학습이 심각한 수준임에도 학원법의 적용으로 법적 제재를 거의 받지않고 있다"며 "과도한 사교육은 아이의 건전한 정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