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왼쪽), 안철수 공동대표가 18일 경기 김포시 풍무동 일대에서 김두관 후보(가운데)와 함께 거리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갈등이 선거국면에서 '잠복기'를 맞았지만, 선거 성적표에 따라 다시 불거지면서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주도권 경쟁이 조기에 점화될 수 있어서다. 지난 3월 야권통합으로 출범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투톱' 체제가 중대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안 대표는 전체 15곳 가운데 5곳 '현상유지'만 해도 '잘 하는 선거'라고 평한 바 있지만, '텃밭'인 호남 선거구가 4곳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내에서는 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는 기류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내홍 확산이냐 봉합이냐의 분기점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승패에 달려 있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6곳에서 치러지는 수도권 선거에서 선전한다면 김·안 대표는 리더십 위기를 넘기며 내년 3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채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경우 두 대표는 공천 후유증으로 어수선해진 내부를 추스르는 한편으로 통합 이후 미뤘던 혁신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며 당 조직개편을 통해 당내 입지 강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권은희·기동민 후보 전략공천 과정을 둘러싼 갈등 양상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만큼 여진은 남을 수 있다.
반면 김·안 두 대표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세월호 참사 이후 야권에 유리하게 조성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결국 잘못된 공천으로 패배를 자초했다는 책임론에 직면,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
친노(친노무현)·486·정세균계 등 '변방'으로 밀려있던 구주류들이 김·안 지도부에 대해 압박 강도를 높이며 '비대위 체제 전환 후 조기전대'를 요구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전면적인 세력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임기 2년의 차기 당 대표는 2016년 총선 공천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게돼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계파간 양보없는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방선거 때처럼 '어정쩡한 결과'가 나올 경우 김·안 체제가 일단 유지될 수는 있겠지만 '불안정한 리더십' 속에 계파간 긴장관계는 고조될 전망이다.
당장 통합 이후 공석 상태였던 지역위원장 선출을 놓고 계파간 양보없는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차기 총선 공천과 직결되는 지역위원장의 확보 문제는 계파별 지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생환' 여부도 당내 역학구도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수원병(팔달)에 출마, '수원 3각 벨트'를 책임진 손 고문이 원내에 재진입할 경우 신·구주류간 대립구도 속에서 어떻게 좌표를 설정할지도 변수다.
이런 점에서 차기 당권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당내 유력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자웅을 겨루는 각축장이 될 개연성이 크다. 안 대표와 문재인 의원, 손 고문 등 대권주자들이 직접 '선수'로 나서며 차기 대선경쟁의 전초전 양상을 띨 수도 있다. 이번 공천에서 배제된 정동영 상임고문, 천정배 전 의원 등도 재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계파별 '파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수원정(영통)의 박광온 후보는 김 대표측, 경기 평택을의 정장선 후보는 손 고문측, 전남 순천·곡성의 서갑원 후보와 충남 서산·태안의 조한기 후보는 각각 친노로 분류된다. '박원순 키즈'인 서울 동작을 기동민 후보의 승패는 박 시장의 원내 교두보 확보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