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유족들이 20일 국회 본청 2층 정문 앞 계단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심재철 위원장이 지인에게 보냈다고 하는 카톡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왼쪽 4개의 카톡은 보상문제로 세월호 희생자를 6·25참전용사 및 연평해전 전사자와 비교한 글이다. 오른쪽 2개의 카톡은 심재철 위원장이 앞의 카톡내용을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니라 자신에게 보내온 다른 사람의 글을 참고해 보라고 복사해서 지인들에게 보냈다고 해명하는 글이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특위위원장을 맡은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지인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제2차 연평해전과 비교하며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는 20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 의원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메시지에는 "학교 수학여행을 가다가 개인회사의 잘못으로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을 만들어 보상해 달라는 것은 이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6·25 전쟁에서 국가를 지킨 참전용사들도 힘겨운 여생을 말없이 살아가는데 특별법이란 말도 안 된다고 본다"고 적혀 있다.

또 "안전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국가유공자보다 몇 배 더 좋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세월호 특별법의 주장"이라며 "(제2차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윤영하 소령에게는 국가로부터 5천만원의 보상금만 주어졌다"고 돼 있다.

유족들은 "정부에 구조 책임이 있음을 철저히 부정하는 것이고, 세월호 참사를 청해진해운만의 문제로 축소함으로써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러한 인식을 가진 심 의원을 국정조사 특위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글은 6월부터 인터넷에 돌던 글로심 의원이 쓴 글이 아니며 법안 관련 의견 수렴용으로 몇 명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내용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 의원 측은 또한 "인터넷에 게재된 사진 내용은 카톡 일부만 캡처된 것"이라며 "전체 카톡은 심 의원의 개인 견해와 다를 수 있다고 오해없기를 바란다는 글을 첨언했다"고 해명했다.

또 "법안 검토 과정에서 다양한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긴요한만큼 소수에게 법안 여론 수렴용으로 글을 전송한 것은 의정활동의 일환"이라며 "세월호 특별법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민과 유가족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국회에서 협의 중인만큼 조속한 통과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가족대책위는 이날 여야를 향해서는 "지난 16일까지 약속했던 특별법을 참사 100일이 되는 24일까지 반드시 제정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가족대책위는 21일 7·30 재보선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를 대상으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의서를 보낼 계획이다.

이어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평가발표회'를 열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세월호 진상조사 국정조사 특위의 기관보고 내용을 자체 분석해 추려낸 89개의 의혹을 제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