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후 신종플루 발생이 잦아들면서 손씻는 열풍도 식어버렸는지 최근 몇 년 동안 눈병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더위 때문에 유행성 눈병이 크게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행성 눈병은 대부분 '바이러스 결막염'이다.
대표적으로 유행성결막염, 인두결막염 및 '아폴로 눈병'이라고 불리는 급성출혈성 결막염이 있다. 인두결막염과 유행성각결막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이데노바이러스다.
초기에는 충혈, 이물감, 눈부심, 통증 눈물 분비, 눈꺼풀부종, 시력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귀밑에 임파선 종창이 동반될 수도 있다. 어른의 경우 눈에만 증상을 보이지만 어린이의 경우 열, 인후통, 설사 등의 증상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양쪽 혹은 한쪽에 염증이 생기며 양쪽 눈에 생긴 경우 먼저 생긴 쪽의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인후결막염은 눈병과 함께 몸살을 동반하면서 눈병은 1주일 정도로 비교적 가볍게 앓는다는 특징이 있지만, 유행성각결막염은 접촉 후 5~7일 정도의 잠복기를 지난 후 발생해 3~4주 정도 계속된다.
또한 병이 나타난 후 2주까지 전염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아폴로 눈병'이라고도 불리는 급성출혈성 결막염은 결장내 바이러스 제70형이 원인이 되며, 간혹 코사티바이러스 A42형도 원인이 된다. 8~48시간 정도의 짧은 잠복기와 5~7일 정도의 짧은 경과기간이 특징이다.
갑작스러운 눈의 통증, 이물감, 눈부심, 다량의 눈물 흘림, 결막에 피가 나는 등의 증상이 있으며 약 25%에서 열, 무력감, 전신근육통이 나타난다.
결막염이 발생하였다면 붓기와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냉찜질을 유지하고 2차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항생제 점안제를 사용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안과의사의 판단에 따라 스테로이드 점안액을 사용해야 한다. 이외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유행성 눈병은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고 환자가 접촉한 물건을 통해서 옮기게 된다. 눈병을 앓고 있는 사람과 접촉한 다음은 물론, 평소에도 손을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한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는 습관이 중요하며, 외관상 보기 싫다는 이유로 안대를 착용하는 것은 이차적인 세균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바이러스 중 일부는 마른 상태에서도 4~5주간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버스 및 지하철 손잡이, 잡지, 전화수화기 등을 통한 전염도 조심해야 한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문의의 처방 없이 안약을 함부로 쓰다간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증상완화와 시력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안과진료가 필수다.
/이기황 아주대병원 안과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