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시신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맞다고 밝혔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이날 순천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21일 저녁 경찰청으로부터 순천 변사체의 DNA가 그동안 검경의 수사활동으로 확보한 유병언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원)의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또 변사자의 오른쪽 집게손가락의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병언 씨의 지문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변사체가 유병언 씨가 확실하다고 추정할 수 있는 근거로 정황증거와 감정결과를 함께 제시했다.

경찰의 설명에 따르면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가운데 ㈜한국제약 생산 'ASA 스쿠알렌' 빈병에 제조회사가 구원파 계열사로 표시돼 있고, 천 가방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 글자가 유병언 씨가 직접 쓴 책의 제목과 일치한다. 
▲ 유병언 사체 확인 유류품서 스쿠알렌·로로피아나·와시바 발견.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된 가운데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이 22일 오전 순천경찰서에서 유 전 회장 추정 변사체와 관련한 수사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우 서장은 이날 변사체의 지문이 유 전회장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또 변사체가 입은 상의 파카는 고가의 이탈리아제 '로로피아나' 제품이고, 신발도 '와시바'라는 고가의 명품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지문 확인 경위에 대해서는 심하게 부패해 변사자 지문을 채취하기 곤란했으나 냉동실 안치 후 열 가열법을 이용해 3차례에 걸쳐 지문 채취를 시도해 변사자 오른쪽 집게손가락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병언 씨의 지문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과원 감정 결과 송치재에서 채취한 체액과 금수원 내 유병언 씨 집무실에서 채취한 DNA 시료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감정결과를 경찰청을 통해 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러한 감정 결과를 더욱 정확하게 하기 위해 형 유병일과의 DNA 대조 확인한 결과 동일한 부모를 둔 형제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러한 정황 증거와 국과원의 감정 결과로 볼 때 변사체가 유병언 임이 확실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유병언 씨가 숨었을 것으로 보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 학구삼거리 등 5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송치재 주변을 총 55회에 걸쳐 인원 8천116명을 동원해 정밀 수색했다.
▲ 유병언 사체 확인 유류품서 스쿠알렌·로로피아나·와시바 발견. 22일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를 전남 순천의 모 장례식장에서 서울과학수사연구소로 옮기기 위해 엠블런스에 옮겨 싣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또 송치재 주변에 산재해 있는 구원파 관련 부동산 등 143곳에 대해 수시 수색을 실시했지만 유병언 전 회장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유 씨의 시신을 지난달 12일에 발견해놓고 검·경 수사팀은 헛물만 키고 다닌 셈이다. 

경찰은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유병언 씨의 사망 원인과 시기를 찾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엄청난 수사 인력이 유병언 씨를 찾아놓고도 확인을 못했다는 점에서 경찰 수사팀은 신뢰를 잃어 한동안 논란이 일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