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변사체의 유류품 가운데 유병언 씨와의 연관성을 밝힐 수 있는 단서가 여럿 있었으나 이를 무시해 40여일 동안 수사력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오전 9시 6분께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km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부패된 남성의 시신 한 구가 있다는 밭 주인 박모씨의 신고를 받고 시신을 수습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유병언 씨로 추정되는 시신의 머리카락과 뼈 등 일부 증거물을 완전히 수거하지 않은 채 40여일 간 현장에 방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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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언 변사체 발견 스쿠알렌 로로피아나 유류품.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된 가운데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이 22일 오전 순천경찰서에서 유 전 회장 추정 변사체와 관련한 수사내용을 과학수사팀장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우 서장은 이날 변사체의 지문이 유 전회장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22일 전남 순천시 서면 신촌리 매실 밭에는 흰 머리카락 한 움큼과 피부, 뼈 조각 등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특히 변사체의 유류품 가운데 유병언 씨로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여럿이 나왔는데도 경찰은 국과원의 DNA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별다른 의심도 없이 노숙자의 단순변사인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에도 단순 변사로 보고하는 바람에 검찰 역시 40여일 동안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21일 경찰청으로부터 변사체와 유병언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과원의 검사 결과를 통보받은 뒤에야 보관 중인 유류품을 꺼내 유병언 씨와의 연관성을 뒤늦게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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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언 변사체 발견 스쿠알렌 로로피아나 유류품. 22일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를 전남 순천의 모 장례식장에서 서울과학수사연구소로 옮기기 위해 엠블런스에 옮겨 싣고 있다. /연합뉴스 |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변사체 발견 당시 유류품을 정밀 검색했다면 유병언 씨로 추정할 수 있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유류물이 다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그것을 간과했는데, 그게 수사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이다"며 "그때 채취한 유류품을 국과원에 의뢰하는 등 조금더 적극적으로 했더라면 확인이 더 빨리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과실을 인정했다.
한편 유병언 변사체 주변에서 발견된 유류품 가운데는 구원파 계열사가 제조한 ㈜한국제약 'ASA 스쿠알렌' 빈병. 그리고 고가의 이탈리아제 '로로피아나' 제품의 상의 파카와 '와시바'라는 고가의 명품 신발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