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된 가운데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이 22일 오전 순천경찰서에서 유 전 회장 추정 변사체와 관련한 수사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우 서장은 이날 변사체의 지문이 유 전회장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무성 "정부보다 경찰이 문제"
새누리 차질없는 후속수사 강조

새정치 "군대까지 동원했지만"
재보선 악재 우려의 목소리도

여야는 22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발견과 관련, 각각 경찰·정부 책임론을 내세우며 질타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선에 끼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경찰의 무능'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울산시 남구 삼산동에서 열린 재보궐 선거 유세현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유병언이 40일 넘도록 시체가 누구의 것인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경찰의 잘못, 누군가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며 "유병언인지 아닌지 제대로 맞추지 못한 무능한 경찰이 있기 때문에 세월호 사건이 생겼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의 무능을 비판한 것이라고 봐도 되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정부보다 경찰이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2일 울산시 남구 농수산물시장 앞에서 울산 남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맹우 후보 지지 유세 도중 유병언 시신을 40여일 동안 확인하지 못했다며 경찰의 무능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현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난 두 달간 누적인원으로 128만명에 달하는 경찰력이 투입되는 등 검·경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전국을 샅샅이 수색하며 유씨를 찾았으나 결국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사실이 충격적이고 또 허탈하기만 하다"며 "유씨의 사망이 최종 확정된다면 유씨에 대한 공소권은 사라지지만 검찰은 흔들림없이 차질없는 후속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유씨의 사망이 자살인지 아니면 타살인지 등 여전히 남아있는 국민적 의혹과 의구심을 낱낱이 해소하는 일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한민국 신뢰의 위기"라며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표단-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군대까지 동원해 유병언 잡겠다고 큰소리 치던 검찰과 법무장관이다. 생포는커녕 시체를 은신처 코앞에서 발견해 놓고 40일간 방치한 어이없는 정권, 어이없는 검찰, 어이없는 법무장관"이라고 비난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유병언 추정 변사체 발견과 관련, "더더욱 세월호 진실규명이 중요해졌다"면서 "진실규명을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자료 확보를 위한 제한적 수사권한 부여도 그 의미가 뚜렷해졌다"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국가시스템이 붕괴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보여주는 단면 그 자체"라며 "또 다른 중요한 증거가 사라졌다. 점점 증거가 인멸돼 가고 있다. 이런 검찰과 경찰에 어떻게 세월호 진상규명을 맡기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에 끼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주말부터 우리 후보들의 개인적인 자격·능력·공약 행보가 시작되고 주민들도 관심을 기울이는데 유병언씨가 발견돼 선거분위기가 다시 휩쓸렸다"며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후보를 알리고 호소하는 준비를 캠프와 당에서 해왔는데 갑작스러운 폭탄이 터져서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순기·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