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광주시내버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 있다.
광주시내버스 노조가 지난 87년 이후 15년만인 28일 전면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9개 시내버스 회사 소속 929대의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돼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또 시내버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29일 개막되는 제4회 광주비엔날레 관람
객 유치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자 버스 정류장에는 시내버
스 파업 사실을 모르고 나온 학생,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택시를 잡느
라 발을 동동구르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시내버스 파행운행을 우려한 많은 시민들이 일시에 승용차를 몰고 나오
면서 하남로, 백운고가, 운암고가 등 시내 주요 도로마다 이른 아침부터 극
심한 교통체증 현상이 빚어졌으며 각 직장과 학교에는 지각사태가 속출했
다.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광주시는 평상시 수송인원 46만6천명의
73%인33만8천명을 수송하기 위해 전세버스와 자가용 승용차 671대를 확보
한 후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했다.
또 각 공공기관과 기업체에 협조공문을 보내 공무원과 회사원들의 출근을
10시로 늦추는 등 출근 시차제를 실시토록 권장하고 승용차 함께 타기 및
시민걷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서구와 광산구에서 운행하고 있는 마을버스 28대를 시내까지 연장
운행 하도록 하고 자가용 승용차 10부제 해제, 택시부제와 버스 전용차로(5
개노선 22.6 ㎞) 해제, 출근 시차제 등을 권장하고 있으나 시민들의 불편
은 불가피했다.
시민들은 다른 대도시에서 노사 협상이 잘 마무리돼 파업을 벌이지 않는데
도 유독 광주에서만 현실화된 버스파업에 대해 노사 양측은 물론 대책을 제
대로 세우지 않은 광주시에 대해 불만을 쏟아 놓았다.
최영규(65.광주 서구 쌍촌동)씨는 “오전 6시께부터 북구 두암동에 가기 위
해 20번 버스를 40분이 넘도록 기다렸다”며 “며칠전부터 파업이 예상됐는
데도 대책을 세우지 않는 시는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털
어 놓았다.
시민 김상수(34.회사원. 광주 북구 용봉동)씨는 “버스기사들의 입장은 이
해하지만 집단행동으로 시민들만 애꿎게 희생당하고 있다”면서 “시민들
을 위해 시내버스노사 양측이 양보심을 발휘, 협상을 속히 타결하길 바란
다”고 말했다.
또 시민 박성신(28.여.회사원.광주 동구 서석동)씨는 “택시를 기다렸으나
20여분이 넘도록 잡을 수 없었다”며 “시내버스는 서비스도 엉망인데 시민
들의 불편에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서경(53.여)씨는 “자신들의 이익때문에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며 “광주시에서도 며칠전부터 파업대책을 세웠다고 했는
데 아침에 보니 대책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모든 가용 운송 수단을 동원, 교통 소통을 돕고 있으나
시민들의 큰 불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교통대란을 피하기 위해서
는 자동차 함께타기 등 시민 참여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광주 시내버스 노사양측은 전날 오후부터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노조측이
임금 9%와 상여금 9.4% 인상, 근속수당 1만5천원 인상 등을 주장한데 반해
사측은 임금 6% 인상에서 물러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