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닉스의 분사업체인 H시스콤의 최첨단 이동통신 기술을 훔쳐 회사를 설립했으나 기술운용능력과 영업력 부족으로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자 매출이 발생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한 뒤 코스닥에 상장해 소액주주 3만여명의 주식청약금 등 96억원을 가로챈 벤처회사 대표와 회계장부를 조작한 공인회계사 등 10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특수부(곽상도 부장·김영종 검사)는 28일 H전자통신(주) 대표 김모(35)씨와 관리부장 이모(41)씨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강모(35)씨 등 이 회사 연구원 3명을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코스닥에 상장되도록 로비해 주겠다며 김씨로부터 1억3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관리부장 이모(42)씨와 홍보부장 박모(35)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H통신에 교통통제시스템을 하청주겠다며 리베이트 명목으로 김씨로부터 3억원을 받은 E시스템 대표 김모(42)씨와 이 회사 사업본부장 곽모(42)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H전자통신의 외부감사인 공인회계사 박모(39)씨는 허위 감사보고서를 작성, 코스닥위원회의 상장심의를 통과시킨 대가로 2천200여만원과 주식 1만주를 받아 공인회계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대표 김씨 등은 지난해 10월29일 H통신이 코스닥에 상장된 후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 227만주를 공모해 소액주주 3만2천여명으로부터 받은 주식청약금 52억원과 지난 1월30일 한국산업은행이 보증한 해외전환사채(CB) 44억원 등 96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강씨 등은 H시스콤에서 지난 2000년 5월 H통신의 자회사인 텔루션에 입사, 이동통신 기지국 건설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유출한 혐의다.
이들이 빼낸 핵심기술들은 A4용지 17만장 분량으로 1천500억원의 기술개발비가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결과 대표 김씨는 자체 기술력이 없는게 드러나 회사 운영이 어려워지자 자신의 지분 220만주를 처분했으며 또다른 업체와 합병, 유상증자를 통해 다시 100억원 상당의 주식을 공모한 뒤 돈을 빼돌려 다음달께 해외로 도주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