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날씨야…표심은 먼곳에'.

7·30 재보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막판 표심잡기가 뜨겁지만, 정작 유권자의 반응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선거홍보전화는 '스팸 분류'에 막히고, 거리 유세전은 무더위에 밀려 유권자들의 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각 캠프에 따르면 매 선거때마다 선거홍보 방법으로 히트했던 지인찾기를 통한 선거홍보 전화·문자가 이번에는 애물단지가 됐다. 최근 발신처를 확인할 수 있는 '스팸전화신고 앱' 등이 개발되면서, 이같은 홍보 전화들이 아예 사전 차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앱을 설치한 스마트 폰에 홍보 전화가 걸려올 경우 'ooo 후보 스팸전화' 등이 화면에 뜨며, 해당 전화번호들은 또다시 스팸처리가 돼 버리기 일쑤다.

앱 사용자들은 이에 더해 '○○○ 절대 안찍는다' 등의 메시지를 공유하며, 선거홍보 전화를 건 후보에 악의적인 의사표시를 하기도 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 상태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가장 손쉽게 유권자를 다량으로 접촉할 수 있는 방안인데, 선거운동이 새로운 기술에 막힌 셈"이라고 허탈해 했다.

발로 뛰는 선거전도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 거리를 오가는 주민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주말까지 달아오르던 선거열기가 사전투표기간이 지난후 식어버린 점도 한 몫을 했다.

이날 수원 3개 구의 낮기온은 31도까지 올랐다. 습도도 높아 불쾌지수는 78을 기록, 인천(80)·서울(79) 다음으로 높았다. 선거가 이틀앞으로 다가온만큼 후보들의 잰걸음이 곳곳에서 이어졌지만 텅빈 거리에서 유권자의 손을 잡기는 쉽지 않았다.

주민들이 좀처럼 모이지 않자 후보들도 지역을 하릴없이 순회하거나 유동인구가 모일 때만 게릴라 유세를 하며 노심초사해야 했다.

이번주부터 여름휴가가 본격화되는 것과 맞물려 상당수 유권자들이 이미 사전투표에 참여한 점도 거리선거전을 시들하게 만든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선거운동원들이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명함을 내밀면 "벌써 투표를 했다"는 냉담한 반응이 곧잘 돌아오곤 했다.

한 후보측 관계자는 "남은 이틀동안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날씨도 연일 덥고 투표할 사람은 26일에 대부분 했다는 생각에 버거운 게 사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김태성·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