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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이 안치된 안산 하늘공원을 찾은 한 유가족이 사고로 희생된 자녀의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하태황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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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에 단식등 직접 나서
"과도한 보상 요구" 헛소문
일부 맞불집회·비아냥 '상처'
봉사자등 묵묵한 지원에 버텨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왜 놀림감이 되어야 하나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가 죽어 미칠 지경인데 인터넷 등에 떠도는 각종 유언비어 때문에 유가족들의 가슴에 또한번 대못이 박혔다.
정치권의 정쟁으로 세월호 특별법이 지지부진하면서 SNS와 인터넷에는 유가족들을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유가족들이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등의 각종 유언비어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유가족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억울함과 진실을 밝혀줄 국회에서 조차 유가족의 목소리는 벽에 막혀 버렸고 슬픔으로 분노했던 국민들도 유가족들에게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폭염으로 가만히 있어도 쓰러질 날씨에 유가족들은 '세월호 특별법'제정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지만 정작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비웃음 뿐이다.
일부 단체 회원들은 세월호 가족 단식농성장 앞에서 '유가족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의사자라니요'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집회를 벌여 가뜩이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한 유가족은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부모가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하지만 100일이 지나도록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또다시 이땅에서 억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지막 소원"이라며 울부짖었다.
이들은 더 이상 기대할 곳이 없다고 말한다.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스스로가 나설 수밖에 없다. 이처럼 부모의 절박한 마음이 일부 세상사람들에게는 돈 한푼 더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 것이 더 슬프다.
국회에서 만난 유가족은 일부 시민이 던진 말에 온몸을 떨어야만 했다. '자식의 시체를 놓고 장사를 한다', '지겹다 그만하라'는 말에 더 이상 버틸 힘조차 없어졌다고 탄식했다.
하지만 이들 옆에서 묵묵히 힘이 되어주는 자원봉사자, 변호사, 소방대원 등이 있어 참혹한 시간을 견디고 있다.
진도실내체육관을 지키고 있는 자원봉사자 장길환(50)씨는 "이렇게 오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진도에 머문 지 100일이 지났다"며 "마지막 희생자가 나올 때까지 진도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들도 가족들 곁에서 법률상담을 돕는 한편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을 위해 헌신, 지칠대로 지친 이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지 100일이 지났다. 그러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들의 힘겨운 싸움은 아무런 기약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윤수경·강영훈·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