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손학규·김두관 '거물'
신인 제물로 대권 도전 디딤돌
김용남 '포스트 남경필' 명성
정미경 화려한 재기 무대 길목
홍철호 사업신화이어 정치까지
박광온·백혜련 첫 여의도 입성


6·4지방선거의 연장전 성격의 7·30 재보궐선거 운동기간이 종료되고 투표일을 맞았다. 장마에 이어 땡볕더위가 이어지는 동안 후보들은 물론 여야 지도부가 대거 길거리로 나가 한 표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번 재보선이 19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대규모 선거인 데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 이어 또 한차례의 '결전'이라는 점에서 어느 선거 못지 않게 치열했고, 그 만큼 선거 판세도 요동쳤다.

특히 최대 승부처인 수원을(권선)·수원병(팔달)·수원정(영통), 김포, 평택을 등 경기도내 5곳의 선거는 선거구 숫자 못지 않게 거물급이 출마하면서 결과에 따라 정치운명이 걸린 한 판 승부가 펼쳐치게 됐다.

이중 재선 의원을 지낸 고 남평우(14, 15대) 전 의원에 이어 그의 장남인 남경필(15, 16, 17, 18, 19대) 경기지사가 내리 5선을 거치면서 단 한 번도 텃밭을 내주지 않은 수원병 보선이 단연 화제다.

팔달문을 가운데 둔 여당의 전통 텃밭인 이 곳에서 검사 출신의 40대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와 경기도지사와 당 대표를 거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초반 손 후보가 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선거 막바지에 두 후보의 격차가 '종이 한장' 차이로 좁혀지면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원 3개 선거구 모두 싹쓸이 하라는 당명을 받고 출마한 손 후보가 승리할 경우 대선가도에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패배할 경우 치명타를 입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반대로 신인의 김 후보가 승리할 경우 새누리당의 전통 지지기반을 업고 '포스트 남경필'의 길에서 유명세를 날릴 수 있게 되지만, 김 후보 역시 패할 경우 6·4지방선거에 뛰어들었다가 낙마한 뒤 다시 직전의 장안구 당협위원장을 버리고 팔달구로 지역을 바꾼 점이 부각되며 정치적 정체성에 흠결을 남길 수 있다.

수원정과 김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두 지역 모두 여야의 '잠룡'에 속하는 후보들이 정치 신인들과 일합을 겨루며 운명을 건 승부를 펼쳤다.

수원정의 경우 청와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새누리당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새정치연합 대변인 출신인 박광온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 하는 등 혼전양상이다. 처음엔 임 후보가 오차범위권에서 앞섰으나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임 후보 역시 지난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 잠재적 대권주자여서 그의 입성 여부에 따라 경기도 정치권의 지형이 바뀔 수 있는 처지다. 반대로 대중성이 그리 높지 않았던 박 후보가 승리할 경우 그 역시 대권주자를 꺾은 정치신인으로 여의도 정치권에 무게감 있게 진출할 수 있다.

김포에서도 전문대 축산학과를 나와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의 신화를 일군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와 남해군수에 이어 경남도지사를 거친 '이장' 출신의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가 입지전적인 삶의 궤적을 담아 '신화' 대결을 펼쳤다.

'지역일꾼'과 '거물' 대결로 펼쳐진 이 지역 역시 홍 후보가 당선될 경우 거물급 정치인을 꺾고 일약 유명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 역시 승리할 경우 또 한번의 대권 도전의 디딤돌을 놓을 수 있지만, 패할 경우엔 '철새정치인'으로 각인될 수 있는 절박한 사정이다.

평택을 역시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가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에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초박빙으로 양상이 변화되면서 '돌풍'으로 귀결될지, 예상된 결과로 끝날지 주목된다.

전직 여검사 2명이 맞붙은 수원을 보선의 결과도 19대 총선에 낙마한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의 화려한 재기무대가 될지, 새정치연합의 재원인 백혜련 후보의 입성무대가 될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