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교육청 교육감 접견실에서 조희연 교육감을 만난 학부모들은 "일반고를 살리자고 자사고를 죽이겠다는 교육감의 자사고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접견실로 들어서면서 조 교육감과의 악수를 거부한 학부모들은 "항의집회를 하시도록 해 죄송하다"는 조 교육감의 인사말에 "죄송하다는 형식적인 말씀은 듣고 싶지 않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학부모들에게 "개혁에는 약간의 진통이 따른다. 이렇게 피해를 보는 개인이나 집단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는 만큼 정책집행 기관에서는 피해가 심대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하고 반면 피해를 보는 개인이나 집단은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보려는 노력을 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학부모들은 정책이 바뀌었다고 자사고를 폐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건학 이념에 맞는 학생 선발권이 자사고에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사고는 귀족 학교가 아니고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이라는 근거도 없다면서 사교육을 받을 시간이 없어 사교육비 절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간여가량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학부모들은 감정이 격해진 듯 이따금 눈물을 보이면서도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정책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양 회장은 "작년에 교육부에서 자사고 입학전형을 150% 추첨 후 면접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새로 만들어서 우리에게 줬는데 그게 시행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교육감이 왔다고 다시 바꾼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배재고 학부모 이모 씨는 "일반고를 살리려면 먼저 일반고를 육성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반고가 제대로 운영된다면 우리가 왜 자사고를 보내겠나. 일반고 문제를 먼저 해결하면 우리도 돌아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광고 학부모 남모 씨는 "자사고를 '사교육의 주범'이라고 하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 중3 아이들이 과외받고 학원에 다니는 것은 자사고에 가려는 것이 아니라 외국어고, 과학고와 같은 특목고에 가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급조된 자사고 2차 평가 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고 교육감께 전했다"며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교육감과 학부모 2차 면담도 약속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자사고 총동창회연합회도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자사고를 탄압하는 일체의 부당한 행위에 강력히 연대해 행동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 서울교육감에게 ▲ 자사고 말살 정책 즉각 철회 ▲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보장 ▲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 보장 ▲ 사학의 건학이념과 자율성 존중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