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보궐선거]김한길-안철수 투톱 '풍전등화'… 친노·486·정세균계 등 나설듯. 사진은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에서 '11대 4'라는 예상밖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음으로써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게 됐다.

수도권에서 수원정(영통) 1곳만 승리했고, '철옹성'이라고 여겼던 전남순천·곡성에서도 패배를 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5곳 현상유지만 해도 잘 하는 선거"라며 제시했던 '최저 방어선'마저 붕괴됐다. 

공천파동으로 리더십의 중대 위기에 처했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선거 패배 책임론의 한가운데 서면서 조기전대 주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3월 야권통합으로 출범한 김·안 투톱 체제는 '풍전등화'의 처지로 추락하면서 야권의 전면적 세력지형 재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재보궐선거]김한길-안철수 투톱 '풍전등화'… 친노·486·정세균계 등 나설듯. 7·30 수원병(팔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가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구천동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안 대표는 6·4 지방선거에서 '어정쩡한 무승부'로 한 숨을 돌렸지만 그 연장전 격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완패', 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 이후의 거듭된 정부의 인사 실패와 유병언 사망 의혹 등 야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불구, 공천실패의 '블랙홀'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이 패배를 자초했다는 따가운 당내 여론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안 대표는 정치생명에 큰 생채기를 입으며 당내 입지가 급속도로 위축되는 차원을 넘어 대권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박원순 키드'인 기동민 전 후보의 서울 동작을 '내려꽂기'에서부터 권은희 의원의 광주 광산을 투입, 기 전 후보의 사퇴 사태에 이르기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미 내부갈등은 곪을대로 곪은 채 위험수위로 치달은 상태였다. 

친노(친노무현)·486·정세균계 등 '변방'으로 밀려났던 구주류 그룹이 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비대위 체제 전환 후 조기전대론'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 [재보궐선거]김한길-안철수 투톱 '풍전등화'… 친노·486·정세균계 등 나설듯. 재보궐선거 '동작을'에 출마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패배를 확인 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잠시 '휴화산' 상태였던 계파갈등의 뇌관이 폭발,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권력투쟁이 조기에 점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합 이후 공석 상태였던 지역위원장 선출 작업에서부터 계파간 격돌이 예상된다.

당장 구주류 강경파 의원 모임인 '혁신모임'과 정세균계 등은 31일 각각 회동, 향후 대책을 논의키로 하는 등 계파별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구주류 그룹은 당내 입지 강화를 시도하며 대대적인 당내 주도세력 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기 2년의 차기 당 대표는 2016년 총선 공천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갖게 돼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계파간 양보없는 주도권 다툼이 불가피해 보인다. 친노의 좌장격인 문재인 의원 등 대선주자급이 직접 '선수'로 나설 경우 차기 당권경쟁은 대권경쟁이 전초전 양상을 띨 수도 있다. 

다만 수원병(팔달)에 출마, 수원 '3각 벨트'를 이끌었던 손학규 상임고문과 경기 김포에 출전했던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여의도 생환'에 실패하면서 당분간 재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계파간 '희비'도 엇갈렸다. 손학규계로 분류됐던 경기 평택을 정장선 후보와 친노계의 서갑원 전남 순천·곡성 후보, 조한기 충남 서산·태안의 조한기 후보는 쓴 잔을 마신 반면 김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광온 수원정 후보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