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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코스피가 2,080선을 내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49p(0.31%) 내린 2,076.12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는 13일째 계속되고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결정된 삼성전자의 중간배당 규모 등이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49포인트(0.31%) 내린 2,076.12로 마감했다.
지수는 0.86포인트(0.04%) 내린 2,081.75로 시작했다. 장 초반 2,090선을 재돌파하기도 했으나 기관의 매도세에 2,070대에서 움직임을 이어나갔다.
2,1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최근 너무 가파르게 오른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단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차익 실현 성격의 매물도 많이 나온 것"이라며 "2,100은 의미 있는 수치인 만큼 이를 넘는 과정에는 상당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기업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던 시장이 이날 '대장주'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와 함께 중간배당금을 4년째 같은 액수인 1주당 500원으로 결정하자 크게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3.73%나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낙폭은 더 커 4.88%나 내렸다.
그러나 외국인의 거침없는 자금 유입세가 지속하는 만큼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시각이 많다.
외국인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계속하며 한국 증시에 여전히 힘을 불어 넣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중간배당금 규모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었으며, 이는 다른 기업들의 배당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지수 상승세는 다소 둔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만큼 그래프는 우상향을 그리겠지만, 계단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천94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1천542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특히 투신(-3천193억원)의 매도 물량이 많았다. 개인은 3천17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 거래와 비차익 거래 모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3천397억원어치 순매수가 이뤄졌다.
업종별로는 등락이 엇갈렸다.
보험(1.97%), 운수창고(1.69%), 음식료품(1.52%), 통신업(1.06%)이 강세를 나타낸 반면, 전기전자(-2.66%), 은행(-1.85%), 의료정밀(-1.63%)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혼조세다.
삼성전자의 급락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SK하이닉스(-2.78%), 네이버(-2.60%), KT&G(-2.35%) 등이 떨어졌다.
현대모비스(2.49%), SK텔레콤(1.73%), 삼성생명(1.45%) 등은 오름세였다.
코스닥의 낙폭은 코스피보다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5.49포인트(1.01%) 내린 536.32로 마감했다.
지수는 0.18포인트(0.03%) 오른 541.99로 시작했지만 하향 곡선을 그리며 장중 한 때 530선마저 붕괴됐다가 장 막판 일부를 회복했다.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11억원어치와 29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넥스시장에서는 19개 종목에 대해 약 1억7천700만원 수준의 거래가 이뤄졌다.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20.32포인트(0.93%) 오른 2,201.56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131.17포인트(1.39%) 하락한 9,315.85로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평균주가는 25.46포인트(0.16%) 떨어진 15,620.77, 토픽스지수는 2.82포인트(0.22%) 하락한 1,289.42로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6원 오른 1,027.9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