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전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한 오토캠핑장에서 승용차가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떠내려가 승용차 안에 있던 윤모(27)씨 등 7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야영장의 모습. /연합뉴스

경북 청도에서 어린이 2명 등 7명이 탄 승용차가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7명이 모두 숨졌다.

이들 가운데 6명은 일가족으로 휴가차 계곡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나머지 1명은 일행 중 딸의 친구로 확인됐다.

특히 휴가철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계곡에 정상적인 다리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잠수교)를 통해 차량이 통행하면서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오전 2시 50분께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한 펜션 앞의 길이 25m, 폭 10m인 콘크리트 보에서 아반떼 승용차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승용차에는 한모(46·여·경남 김해시)씨와 딸 윤모(21)씨, 한씨의 남동생(38) 부부, 이들 부부의 5·2세 아들 2명, 윤씨의 친구 박모(21·여)씨 등 7명이 타고 있었다.

신고자는 이들 뒤를 차를 타고 따라가다 "앞서 가던 자동차가 물에 휩쓸렸다"고소방서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는 물살이 거세 실종 차량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다 이날 오전 6시 45분께 계곡에서 1.2㎞ 정도 떨어진 하류에서 승용차를 발견하고 구조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승용차에 타고 있던 7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들의 시신은 청도 대남병원과 경산 세명병원으로 옮겨졌다.

▲ 3일 오전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한 오토캠핑장에서 승용차가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떠내려가 승용차 안에 있던 윤모(27)씨 등 7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야영장의 모습. /연합뉴스

이들의 시신은 청도 대남병원과 경산 세명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휴가차 신원천 주변의 한 펜션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이 새벽에 하천을 건넌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목격자들은 "한 남성이 오전 2시 40분께 홀로 자동차를 끌고 20∼25m인 보를 건너가본 뒤 돌아와 일가족을 태워 다시 건너가다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곡물이 불어나면 자칫 고립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길을 건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계곡 인근에는 100여개의 펜션이 영업을 하고 있다.
 
폭우가 쏟아지면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하천을 건너기 어렵다는 것이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사고가 난 이날 계곡 물이 불어나면서 신원천 건너편에 있는 14곳의 캠프장과 펜션에 머무는 수백명이 하천을 건너지 못해 고립됐다.
 
그러나 야영장이나 펜션에서 빠져나오려면 잠수교라 부르는 보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이 때문에 펜션과 야영장 업주들은 다리를 놓아달라는 민원을 꾸준히 제기했지만 지방자치단체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폭우로 물이 크게 불어났지만 지자체, 업주, 나들이객들이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청도에는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이날 새벽 시간당 10㎜ 이상의 강한 비가 4시간여 동안 내렸다.
 
호우주의보는 전날 오후 11시 20분 발효돼 이날 오전 5시30분 해제됐다. 이 지역에는 전날부터 80㎜ 이상의 비가 내렸다.

경찰은 이들이 새벽에 펜션을 빠져나와 계곡을 건너게 된 이유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