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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보았다' 등으로 재기
잇단 '대박'에 제2의 전성기
할리우드 데뷔작도 상한가
장르·국경 넘은 글로벌 스타
배우 최민식(52)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출연하는 영화마다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국내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세계 영화의 중심 할리우드에서도 최민식은 데뷔작부터 상한가를 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최민식 주연의 '명량'은 각종 기록을 새로 쓰며 여름 극장가의 절대 강자로 떠올랐다. '명량'은 개봉 첫날 68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고, 개봉 이튿날에는 70만명을 동원하며 평일 박스오피스 기록도 갈아치웠다.


영화는 북미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에서 4천402만달러를 벌어들여 '허큘리스 2014'(2천900만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주중에도 1위 행진을 이어가며 북미에서만 6천만달러의 흥행수입을 거뒀다. 손익분기점은 이미 넘겼다.
최민식은 마약 조직의 보스로 나온다. 마약을 운반하던 도중 각성해 초능력을 얻게 된 루시와 끝까지 대결을 펼치는 역이다. 최민식의 분량은 조핸슨 다음이며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연기했다.
최민식 주연의 두 영화 '명량'과 '루시'가 한국과 미국의 박스오피스를 동시에 장악한 셈이다.

최민식은 애초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충무로를 대표하던 배우였다. '쉬리'(1998), '해피엔드'(1999), '파이란'(2001), '올드보이'(2003) 등을 통해 흥행과 연기에서 모두 인정받으며 국내를 대표하던 배우로 군림했다.
'해피엔드'에선 바람피우는 아내를 감시하는 남편 역으로 전도연과 호흡을 맞췄고, 장바이즈(장백지·張柏芝)와 연기한 '파이란'에서는 순정을 바치는 깡패 역으로 멜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올드보이'에서는 주인공 오대수 역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 영화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의 순탄한 연기 인생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006년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반대하며 거세게 항의하면서다. 그는 '올드보이' 수상으로 받은 옥관문화훈장을 반납하면서까지 정부와 각을 세웠다.
그러나 투사로서 싸웠지만 남는 건 상처뿐이었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후 시나리오는 뚝 끊겼다. 이 때문에 '주먹이 운다'(2005) 이후 5년동안 자의반 타의반 연극무대와 저예산 영화를 찍는데 만족해야 했다.


시대적으로는 사극부터 현대극을, 지역적으로는 한국과 미국을 넘나들며 맹활약하고 있는 글로벌 배우 최민식.
다음 영화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