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경공단이 인천시 연수구 문학산 일대 유류오염도를 파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토양오염조사에 들어갔다.

한국환경공단(이하 환경공단)은 "문학산 일대 200만㎡ 지역에 대해 올해 말까지 10억4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토양 오염조사를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문학산 일대 일부 지역의 토양과 지하수에서 오염물질이 검출됐기 때문에 산 전체에 오염물질이 얼마나 퍼져있는지에 대해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환경공단은 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부터 우선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문학산 인근에 위치한 수인선 5공구 공사현장(옥련동) 토양에서는 2012년 기준치의 1.5배를 초과하는 TPH(석유계총탄화수소, 최고농도 3천580㎎/㎏)가 검출된 바 있다.

크실렌 또한 기준치(45㎎/㎏)를 2배 이상 초과하는 96.8㎎/㎏이 측정되면서 공사가 1년 이상 중단됐다. 2009년에는 옥골도시재개발예정지 토양정밀조사에서 2만5천㎡의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학산 정상 부근에는 1950년대 초부터 1970년대까지 20~30m 크기의 주한 미군 유류 저장 시설이 24개 설치돼 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SK에너지가 문학산 인근에 유류 탱크를 조성해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 시설들이 문학산 유류오염에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번 조사는 예전에 문학산 인근 지역에 유류 오염이 얼마나 확산됐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환경공단에서는 이번 조사에서 이 일대 유류 오염 방향까지 예상할 수 있는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문학산 일대의 토양 오염 정도와 범위가 확인되면 예산을 추가 편성해 토지 정화를 위한 사전 작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