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기도의회에서 만난 원미정(새정치·안산8·사진) 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의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의 곁을 지키며 얼마나 울었던지 붓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 위원장은 어쩌면 도의회 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낼 보건복지위원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원 위원장은 오히려 본인이 맡아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원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피해는 안산 생존가족, 유족들만의 몫이 아니다. 경기도, 대한민국의 문제"라며 "현재 가장 두려운 것은 '잔인한 일상'으로 돌아온 후의 가족들의 삶이다. 이들이 버텨나갈 수 있도록 보건복지위원회를 비롯해 경기도, 대한민국이 든든한 가족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들이) 집 앞 마트에만 가도 '애가 죽었는데 장 볼 정신이 있나보지'라고 수군거리는 게 현실"이라며 "무심코 던진 말에 유족들의 가슴에는 대못이 박힌다. 피해 가족들의 심리치유를 도울 안산 트라우마 센터가 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위원장은 크고 작은 재난 사고에 대처할 응급의료지원시스템 도입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예기치 못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우왕좌왕하는 국가 재난대처시스템을 이미 여러차례 목격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재난은 늘상 일어나고 있다. 그럴 때 정확하게 역할이 명시된 매뉴얼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 잘 훈련되어진 팀들이 재난 현장에 적절히 투입돼 역할할 수 있도록 매뉴얼이 갖춰져야 한다. 우선 응급의료지원팀부터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지난 8대 도의회에서도 보건복지위원회(당시 보건복지공보위)에 배정됐었다. 같은 상임위의 배정은 지난 의정활동의 아쉬웠던 점들을 해결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그는 "2년의 위원장 임기동안 특히 공공의료 분야를 관심 갖고 지켜볼 계획"이라며 "도내 6개 도립병원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등한시된 측면이 분명 있다. 도립병원으로서 필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면밀히 분석해 특성화 전문병원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도립병원은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착한 적자'가 발생한다. 다만 의료서비스 제공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발생하는 적자는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