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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
항해할때 겪는 좌절과 절망…
그 아픔을 느낄때
더 많이 더 크게 울어 보세요
그때 비로소 알게 됩니다
당신의 복원력이 더 커진다는 걸
평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에서 외부로부터 작용한 힘에 의해 평형상태가 무너졌을 때 다시 평형상태로 되돌아가려는 힘을 복원력이라고 합니다. 복원력이 가장 중요하게 적용되는 곳이 배입니다. 배가 파도나 급격한 방향전환 등 외부의 힘에 의해 기울어지려고 할 때, 그 외부의 힘에 저항해 기울어지지 않으려고 하거나 기울어지게 한 원인을 제거했을 때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성질인 복원력이 항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배가 전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절한 크기의 복원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배의 복원력 핵심은 평형수입니다. 평형수는 배가 항해할 때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 밑바닥이나 좌우에 설치된 탱크에 채워 넣는 바닷물을 말합니다. 화물을 선적하면 싣고 있던 바닷물을 버리고, 화물을 내리면 다시 바닷물을 집어넣어 선박의 무게중심을 잡는 역할을 합니다. 적절한 평형수로 중심을 유지한 배는 집채만한 파도나 폭풍도 뚫고 지나갑니다. 그러나 평형수가 없거나 부족한 배는 작은 파도나 폭풍에도 위태롭게 흔들리고 때로는 전복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안전한 항해를 위해서 적절한 평형수는 필수요소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에도 평형수가 있습니다. 배의 평형수가 바닷물이라면 인생의 평형수는 눈물입니다. 고단한 인생을 살면서 장이 끊어지는 듯한 경험으로 흘리는 좌절과 절망, 슬픔과 아픔의 눈물이 인생의 평형수입니다. 고통을 인내하고 극복하면서 흘리는 눈물은 내 삶의 평형수가 돼줍니다. 그래서 그 평형수는 내 삶의 중심으로 자라잡아서 어지간한 인생풍랑에도 견딜 수 있는 복원력이 됩니다. 평형수인 눈물이 부족한, 즉 삶의 아픔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인생에서 풍랑을 만나면 추풍낙엽처럼 흔들립니다.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다가 좀 더 심각한 풍랑을 만나면 전복되고 맙니다.
그래서 돌이켜 생각하기 싫을 정도의 아픔을 갖고 있다면 그 사람은 인생의 평형수를 갖고 있고 복원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평형수를 갖고 있는 사람은 살면서 만나는 웬만한 좌절과 절망은 별 것 아닙니다. 인생이라는 먼 항로를 끝까지 안전하게 가려면 평형수를 채워야 합니다. 같은 조건하에서 어떤 배는 전복되고 어떤 배는 견디는 이유는 배의 크기가 아니라 복원력의 크기 때문입니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은 실패의 크기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절망의 깊이 때문에 죽습니다. 감당하지 못하는 절망이 사람을 죽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 절망의 깊이는 스스로 정한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일이 발생하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역시 발생한 사건의 크기 차이 때문이 아니고,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복원력의 차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복원력의 핵심인 인생의 평형수를 채우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인생의 평형수를 채워야 할까요. 예고없이 수시로 찾아와서 나를 덮치는 아픔에 관해서 생각을 바꾸면 됩니다. '아~ 이 아픔 때문에 흘리는 뜨거운 눈물은 내 인생의 평형수가 되겠구나. 이 눈물이 인생의 결정적 위기에서 나를 구하겠구나'. 그렇게 생각을 바꾼다면 아픈 경험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아파서 눈물이 흐르나요? 넘어설 수 없는 한계 때문에 지쳐서 눈물이 흐르나요? 치욕적인 배신감 때문에 후회의 눈물이 흐르나요?
그 눈물을 흔쾌히 받아들이세요. 그 눈물은 인생의 평형수입니다. 눈물은 인생이라는 먼 바다를 항해할 때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는 인생의 평형수입니다. 따라서 더 도전하고 더 경험해보세요. 그러면 그 도전과 경험 때문에 당신은 성취도 많아지겠지만 좌절과 절망 또한 비례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 과정속에서 아픔을 만날 때 더 많이, 더 크게 울어보기 바랍니다. 그때 비로소 알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복원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생의 평형수는 눈물입니다.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