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일 유연탄 발전 LNG대비 年 1조원 절감
남동발전 탈황설비 보강 등 오염저감 대책 '자신감'
인천시·시민단체 "1~4호기 시설부터 개선 입증을"


영흥화력은 수도권 유일의 대용량 유연탄 발전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13년 2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한 7·8호기도 발전 연료가 석탄이다. 석탄의 최대 장점은 경제성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2012년 7월 내놓은 보고서(영흥화력 7, 8호기 증설 환경영향 및 경제성 분석)에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대비 3분의 1 수준인 유연탄을 연료로 쓰면 연간 1조원 가량의 연료 구매비를 절감해 환경설비 비용 등을 제외하더라도 전기요금을 2.6% 정도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연탄의 전기 생산 원가는 1㎾당 40원 이하로, 130원 이상인 LNG보다 크게 저렴하다.

판매 단가에서도 유연탄은 1㎾당 69.77원으로 LNG(173.07원)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물론 판매 단가로 본다면 원자력이 46원으로 가장 낮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에서도 원자력 발전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한국남동발전(주)(이하 남동발전)는 유연탄 대신에 생산 원가가 비싼 LNG를 쓰면 전기 사용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문제는 대기오염이다. 환경부는 유연탄 발전소 증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근 준공한 영흥화력 5·6호기 건설을 허가했을 당시에도 향후 추가 증설 때는 LNG와 같은 청정연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기도 했었다. 남동발전이 다시 유연탄을 연료로 한 7·8호기 증설 계획을 들고 나왔을 때 지역사회에서 거세게 반발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인천시는 송영길 시장 재임 당시 당초 약속대로 청정연료를 사용할 것을 공개적으로촉구했다. 환경단체들은 유연탄이냐, LNG냐를 떠나 7·8호기 증설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대기오염을 부추기는 대형 발전설비를 특정 지역에 편중시킨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해 인천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은 각 사업장마다 배출허용총량이 정해지는 등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영흥화력 1~4호기의 연간 NOx 배출량은 3천863t으로 허용치(4천249t)에 근접했다. SOx도 5천518t(허용총량 6천83t)을 배출했다.

하지만 남동발전은 지역사회의 우려와 달리 기존 1~6호기의 설비를 획기적으로 보강해 7·8호기를 가동해도 법으로 정한 배출허용총량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이른바 청정 석탄기술(Clean Coal Technology, CCT)이라고 한다.

최신 설비를 갖춘 영흥화력 5호기의 경우 NOx를 약 10PPM(93.0% 제거) 이하로 배출해 청정연료인 LNG 발전소의 배출 농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먼지도 1㎎/㎥로 99.9%까지 제거한다.

남동발전은 기존 1~4호기의 경우 SOx와 먼지 등을 잡기 위해 탈황설비인 흡수탑을 확대하고 촉매 역할을 하는 석회석 주입펌프를 추가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또 NOx를 공기 중의 질소와 산소처럼 잘 떼어내도록 하는 암모니아 관련 기술과 설비를 대거 보강키로 했다.

영흥화력 관계자는 "환경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석탄을 천연가스 수준으로 청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대기오염 총량 범위 내에서 7·8호기를 운영한다면 경제와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남동발전은 기술 검증을 마쳤다고 하나, 지금 상황에선 어디까지나 주장일 뿐이다"며 "7·8호기 증설에 앞서 먼저 1~4호기 설비를 개선하고 결과로 입증을 해 보이는 것이 수순이다"고 말했다.

온실가스도 주요 쟁점이다.

인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5%를 영흥화력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시는 영흥화력이 7·8호기까지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면 그 비중이 62.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남동발전은 이에 대해 나무연료 우드펠렛 혼용(133만t), 발전설비 연소 효율 개선(98만t), 이산화탄소 분리 포집 기술 상용화 시 설비 도입(200t)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간 총 430만t까지 저감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