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發 반대기류 인천 확산
주변 아파트 집값하락 이유
"서창2지구 후보지서 빼달라"
일주일 사이 10건 넘는 민원


인천 행복주택 예정지역 주변 아파트 입주자와 입주예정자들이 '집값하락' 등을 이유로 행복주택 예정지 지정을 취소해달라며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 목동지역 등에서 시작된 행복주택 반대기류가 인천까지 확산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행복주택 예정지인 서창2지구 지역을 행복주택 사업지역에서 빼줄 것을 요구하는 민원이 10건이 넘게 접수됐다.

국토부는 서창2지구 15블록에 행복주택 630호를 조성할 예정이다. 2016년 입주자를 모집하고 2017년 상반기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서창2지구 내 아파트 분양을 받은 입주자와 입주예정자가 반발하기 시작했다. 올해 8~10월 입주하는 서창2지구 6블록 입주예정자 인터넷 카페를 보면 행복주택 예정지 지정에 반대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은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이 조성되면 주변 아파트 단지까지 이미지가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임대주택이 늘어나면서 자신의 집을 임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집값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은 젊은 층을 위주로 입주하도록 한다는 기존 계획과 달리 노인이나 취약계층이 대거 입주해 행복주택이 '영구임대아파트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들었다.

국토부는 서창2지구 행복주택의 경우 가천대학교 학생, 남동산업단지 근로자 등을 수요층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교통·교육환경을 고려했을 때 이들이 들어오기 어렵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창2지구 행복주택 공급호수 80%는 신혼부부,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젊은 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20%는 노인, 취약계층에 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달이 될 경우 젊은층 비율이 조정될 수 있다. 서창2지구에는 임대아파트 5천732세대가 이미 조성돼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행복주택 예정지에서 전철역도 걸어서 30~40분은 가야 하는 거리에 있다. 버스 등 교통편도 불편하다. 남동공단과 대학교로 한 번에 가는 버스 노선도 없다"며 "특히 학교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젊은층이 입주할 수 없다. 행복주택 콘셉트대로 젊은층을 고려했다면 연수지역 등을 대상지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민원이 빗발치고 있지만 국토부는 기존 일정에 맞춰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공사 중인 인천도시철도 개통, 버스 노선 확충 등에 따라 앞으로 이 지역의 교통이 좋아질 것"이라며 "실제 입주자 모집이 이뤄지는 2016년말이나 2017년 초에는 환경이 많이 개선될 것이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행복주택은 기존 영구임대아파트 등과는 다르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