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부~자 되세요.”
올해초 한 신용카드사 광고에 등장한 이 카피는 나오자마자 즉시 유행어가 됐다.
이 카피처럼 부자를 꿈꾸는 현대인들은 지금 모두들 대박열풍에 휩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않고 저마다 대박을 꿈꾸며 카지노와 경마·경륜장을 줄지어 찾고 있고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를 하면서 한건을 터뜨리기에 분주하다.
또 최근 55억원이라는 거액 복권 당첨자가 나오자 일명 '명당자리'인 복권판매소에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IMF(국제통화기금)사태를 겪으면서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서민들은 대부분 '대박'을 궁핍한(?) 생활의 유일한 탈출구로 삼고 있다.
지난달 한 방송사가 인터넷을 통해 여론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부자'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최소한 10억원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도시근로자의 월평균소득이 262만5천원이라고 했을 때 월급을 연복리 5%의 금융상품에 가입, 19년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꼬박꼬박 저축해야만 '부자'라는 칭호를 겨우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봉급생활자의 경우 부자가 되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복권 등을 통해 '부자'로 가는 지름길을 살피고 있다.
최근 2년만에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돌파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주식열풍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근무시간에 인터넷 증권사이트에 접속해 주식시세표를 보는 직장인들도 부쩍 늘었고, 동료간의 화제도 역시 주식이 첫째 화두다.
업무시간중 주식거래를 금지하는 회사의 직원들은 화장실 등에서 이동전화와 개인휴대단말기(PDA)로 주식정보를 확인하는가 하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객장을 직접 찾기도 한다.
“주식시세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많은 돈은 아니지만 5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다”는 회사원 한모(37)씨는 “한동안 뜸했던 주식투자 이야기가 최근에는 다시 동료들간의 이야깃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순수 주식투자인구는 388만8천240명으로 전체 국민의 8.2%, 경제활동인구의 1.6%에 이르고 있다.
단돈 '500원'에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은 복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지난 96년부터 99년까지는 복권시장이 연간 3천5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인터넷 복권시장이 가세하면서 6천억원대로 커졌고 올해는 1조2천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복권을 발행하는 정부기관은 문화관광부 건설교통부 중소기업청 제주도등 10곳. 이들이 발행하는 복권 종류는 인터넷복권을 포함해 21종에 달한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손쉽게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앞다퉈 복권 발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9월에는 7개 부처가 국민은행을 통해 당첨금이 수십억, 수백억원에 달할 수 있는 연합 온라인복권인 로토를 발행, 복권 열풍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로토복권은 당첨자가 없을 경우 당첨금이 다음해로 넘어가기 때문에 당첨금이 천문학적으로 커질 수 있다.
이중 인터넷 전용복권은 지난해 5월 제주도 관광복권이 처음 선을 보인 이래 종류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고 인터넷 복권시장 규모도 지난해 400억원에서 올해는 1천억~1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처음 판매에 나섰던 다음커뮤니케이션스는 반년만인 올 1월 판매량이 6배로 늘었고 야후 라이코스, 네이버 등 대형 포털 사이트들도 복권 서비스 종류를 늘리는 추세다.
휴대전화로 제일먼저 복권을 팔기 시작한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복권 매출이 3분기보다 2배 늘어났다. KTF와 LG텔레콤도 휴대전화 요금에 합쳐서 청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터넷 복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회사원 김모(34)씨는 “남의 눈치를 보느라 복권판매소에서 복권을 사기가 쑥스러웠으나 지금은 인터넷 복권사이트를 통해 매월 3만~4만원씩을 고정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마장에도 대박의 꿈을 좇는 사람들로 메워지고 있다. 지난해 마사회의 당기순이익은 2000년 대비 19.8% 증가한 3천39억원으로 나타났다. 경마장별로는 서울경마공원이 2천700억원(2000년 2천291억원), 제주경마공원 339억원(2000년 246억원)이었다.
카지노 사업자인 강원랜드도 지난 해 4천628억원의 매출에 무려 2천182억원의 당기 순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 복권방 인기
복권을 사기 위해 지하철역이나 시내버스 가판대 혹은 편의점, 은행 등 특정 판매소를 찾아야했던 것과는 달리 '복권방'은 복권만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자유롭게 당첨을 확인할 수 있는 '복권 편의점'.
복권방은 복권가판대와는 달리 제대로 된 매장에다가 국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복권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남의 눈치도 보지않고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2000년 처음 등장한 복
한건 터뜨려?… 부자를 꿈꾸는 사회
입력 2002-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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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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