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갈 필요 있나요, 영화관이 최고의 피서지인 걸요."
휴가 피크 시즌인 지난 주말부터 일주일간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는 직장인 황모(36)씨는 휴가지로 향하지 않고 이틀 연속 영화관을 찾았다.
당초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가 잇따른 태풍 소식에 예약을 취소한 데다 가까운 여행지도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어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망감도 잠시, 시원한 영화관에서 최고의 피서지에 온 듯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황씨는 "휴가철이라 영화관에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며 "태풍이나 비바람, 폭염으로 제대로 여행을 즐기지 못할 바엔 영화관이 제격"이라고 말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당초 휴가 계획이 무산된 피서객들이 많아지면서 영화관이 최고의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일 하루 동안 전체 영화 관람객수는 115만2천30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경기도내 관람객 수는 26만명을 넘어섰다.
휴가 피크 시즌인 이달 첫주(1~6일)에만 무려 874만803명이 영화관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서객들이 영화관을 찾는 바람에 시내 영화관 인근 도로는 점심시간부터 늦은 밤까지 교통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영화관 건물 주차장은 일찌감치 만차상태에다 계속해서 밀려드는 차들이 대로변까지 길게 줄이 늘어섰다.
이와 관련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최근 군도, 명량, 해적 등 호평받는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화관이 들어선 복합쇼핑몰을 방문한 김에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면서 휴가 기분을 만끽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신선미기자
폭염·태풍에 발묶인 피서객 '영화관이 최고'
휴가 피크시즌에 '궂은날씨'
여행계획 취소 가족·연인들
하루만에 도내 26만명 발길
입력 2014-08-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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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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