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학부모, 강사 재임용 반대
이후 딸은 각종 언어폭력 시달려
유서쓰고 극단적 선택까지 결심
담임 "집단따돌림 징후 없었다"


예술고 여학생이 오랜 기간 친구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담임 교사가 이를 방치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이 학생은 학교운영위원장인 아버지가 계약직 실기 강사들의 재임용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피해 학생의 부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계약직 실기 강사들은 학부모들에게 "재임용되지 않으면 3학년 때 애로 사항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은 계약직 실기 강사 13명에 대한 재임용을 학교측에 요구하고, 학교운영위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당했다.

이후 학교운영위원장의 딸인 김모(19)양은 친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학교 친구들은 '탄원서도 안 썼다'며 김양을 따돌렸고 '학교운영위원장이 실기 강사들을 해고했다', '성적을 1등급으로 고쳐 대학에 부정 입학을 하려 한다'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또 김양은 SNS, 메신저 등 사이버공간에서도 '그렇게 살아서 잘은 살아도 옆에 남는 사람은 없겠지요' 등 각종 언어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또한 담임 교사의 '너희 마음대로 자리를 앉아라'는 말에 반 학생들끼리 짝을 지어 앉은 가운데 김양은 아무도 없이 교실 맨 앞줄에 홀로 앉을 수밖에 없었지만 교사마저 이를 방치했다.

이처럼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 문제를 해결해야 할 담임 교사까지 집단 따돌림을 묵인하자 김양은 유서까지 쓰고 자살을 결심했지만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부모의 설득에 극단적인 선택은 포기했다. 하지만 김양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피부과,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김양의 집단 따돌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김양의 부모는 수차례 담임 교사, 부장, 교감, 교장 등에게 알렸지만 학교측은 아무런 대책없이 8개월 동안 이를 방치해 왔다.

김양의 부모는 "딸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니 조치를 취해 달라고 학교에 요구했지만 이를 방치했다"며 "딸의 자리 배치에 대해 담임 교사에게 항의하자 '이제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나중에 바꿔주겠다'고 대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양의 담임 교사는 "학생 개개인과 상담하고 틈틈이 교실에 들렀지만 김양이 따돌림을 당하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며 "자리는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 시험도 끝났고 예술하는 학생들인 만큼 자연스럽게 앉을 수 있도록 했는데 그런 결과를 낳았다"고 해명했다.

/김재영·조윤영기자

[반론보도문]'왕따 방치한 교사' 관련 반론보도문

경인일보는 지난 8월 8일 '맨 앞줄에 덩그러니… 왕따 방치한 교사' 제목의 기사에서 예술고 김 모 학생이 오랜 기간 친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담임교사가 이를 방치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담임교사는 "교육적인 취지에서 7월 11일 자율적 공간 배치를 시도한 것인데 의도치않게 김 모 학생이 혼자 앉게 되자 7월 15일 컴퓨터 추첨을 통해 자리를 재배치했다"면서 "아무런 대책없이 김 모 학생을 방치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