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교 여학생들 사이에 '폭력 및 불량서클'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
다.
특히 자신들만의 은어인 '물갈이' 폭행과 '뒤풀이' 폭행 등 성인 폭력조직
이나 남학생 폭력서클 못지않은 대담성과 폭력성을 띠고 있어 심각성을 더
해주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부산 M중학교 'S파'와 부산 D여중 'J파' 등
여학생 폭력서클 6개파 37명이 검거되는 등 최근 부산지역 중.고교 여학생
불량서클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앳된 모습의 10대 소녀들이지만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아이들의 조직성과
폭력성은 조사 경찰관들을 놀라게 할 만큼 섬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가지 공통점은 결속을 다진다는 명분으로 후배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선배
들이 돌아가면서 무차별 폭력을 가하는 속칭 '물갈이'폭행이 이들 여학생
불량서클에서 다반사로 행해졌다는 것이다.
또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같은 서클 후배들끼리 속칭 '결투싸움'을 시키거나
다른 학교 불량서클과 집단 주먹다짐을 시키며 싸움에 질 경우 무릎을 꿇
게 한뒤 발로 밟고 무차별 폭행하는 속칭 '뒤풀이' 폭행도 예사로 가해졌
다.
잔인한 폭력성과 함께 기성폭력조직 못지않은 조직성도 갖춰 서클을 이탈
한 여학생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보복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검거된 10대 여.중고생들의 동성연애서클 'L파' 이모(15.A고 1
년)양 등 4명이 서클활동을 하지않는 홍모(15.B고 1년)양을 집단폭행해 전
치 3주의 중상을 입히기도 했고, 지난달 20일 적발된 G정보고 'I파' 서모
(15)양 등은 서클탈퇴의사를 밝힌 김모(15)양을 집단폭행한 것도 모자라 '
생매장시키겠다'고 협박까지 했던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폭행을 서슴지 않았는데 지난
달 25일 J여중 'G파' 8명은 자신들의 서클회원들에게 버릇없이 군다는 이유
로 언니뻘인 김모(16.J상고 1년)양을 집단폭행해 코뼈골절의 상처를 입혔
다.
이같은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남학생 불량서클과 비교해 여학생들의 경우 외
부로 노출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어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부산지방경찰청이 일선경찰서와 합동으로 실시중인 학교폭력 단속
에 적발된 여학생 불량서클이 전체 단속건수의 20%를 웃도는 10여개파 100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경찰청 청소년담당 한 관계자는 "그동안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 불
량서클에 대해서는 단속이나 지도의 손길이 다소 느슨했던 게 사실"이라
며 "폭행피해를 당해 등교를 기피하는 등 피해사례가 늘고 있고, 폭력의 수
준도 심각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신들의 학교 홈페이지에 남자 성인 조폭사진을 올리며 '마
치 성인 폭력조직이 자신들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식으로 동료학생들을 위
협한 경우도 있었다"며 "학교 졸업후에도 계속 후배들과의 끈을 놓지않고
다른 유형의 범죄까지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여학생 폭력 및 불량서클 근절
을 위한 각계각층의 관심과 지도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