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성은 아름답다'는 말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여성이 있다. '양주골 이바지방' 대표 이영화(53)씨가 바로 농촌여성들의 부업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주인공.
양주군생활개선회 회장과 마을부녀회장 등을 거치면서 농촌사회의 여성화·고령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직접 겪어온 이 대표는 농촌여성도 능력에 맞는 일감만 발굴한다면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그녀는 지난 2000년 양주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여성 농외소득증대 사업비로 4천만원을 지원받아 회원 10명과 함께 '양주골 이바지방'을 창업했다. 크고 작은 각종 행사 음식을 전문대행해 주는 업체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요즘은 농촌에서도 잔치음식을 만들려면 일손이 달려 애를 먹어요. 도시, 농촌 가리지 않고 행사 음식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믿을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잖아요? 잔치음식을 우리 농산물로 직접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죠.” 그 판단은 적중했다. 잔칫집에서는 믿고 맡길 수 있어 좋고, 새참과 가사에만 '손맛'을 뽐내던 농촌 여성들은 새로운 부업을 찾은 것이다.
지난 1년간 양주군은 물론 인근 의정부시나 동두천시에서 130여건의 행사음식 주문을 받아 3일에 한 번 꼴로 행사를 치렀다. 올해 매출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30% 높여 잡은 것은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다.
회원 9명은 농업기술센터에서 틈틈이 전통음식 솜씨를 익혀왔고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까지 갖고 있다. 음식장만에 바쁜 나날이지만 '신명이 있는 일터'다. 농촌소득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된다는 보람에 힘든 줄을 모른다. 또 잔치는 보통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치르기 때문에 1주일에 2~3일만 근무하면 나머지 시간은 집안 일을 돌볼 수 있어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다.
“우리 마을 행사와 잔치에 함께 한다는 공동체 의식은 '돈 버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 회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양주>양주>
손맛으로 빚은 잔치 음식
입력 2002-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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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1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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