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난치병 치료를 위해 중국의 중의원(한의원)을 찾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으나 대부분의 환자들이 브로커의 말에 속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오히려 병세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수천만원의 치료비만 날리는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유모(57·수원시 팔달구)씨는 지난 1월 중국 베이징에서도 유명하다는 중의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으나 한달후 입국할 때는 오히려 들것에 실려 돌아올 만큼 상태가 악화됐다.
당초 1천500만원만 들이면 폐암을 깨끗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유명한 중의원을 소개해 주겠다고 장담한 조선족 브로커의 말만 믿고 중국베이징에 있는 중의원을 찾았던 유씨와 부인 최모(55)씨는 반복되는 검사와 20여회 침만 맞았을 뿐 특별하게 치료를 받지 못했다.
침술과 기공·비방 등을 통해 폐암 치료를 기대했던 유씨는 결국 탕제비와 침술비, 검사비 등으로 1천200만원과 호텔 숙박비와 식사비, 교통비, 브로커 소개비, 비행기 값을 합치면 베이징 체류 한달동안 든 비용은 모두 3천만원이 넘었지만 입국할 때는 혼자서 걷지도 못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다.
5년전부터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앓아온 김모(32·여)씨도 지난해 12월 조선족의 소개로 중국 베이징의 한 중의원에 입원해 보름동안 약을 복용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소개료와 치료비 등으로 1천만원만 날렸다.
몇년 전부터 조선족이나 중국 유학생 출신들에 의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던 중국 원정치료가 최근에는 난치병 환자들뿐만 아니라 일부 부유층에서는 관광코스로 편입될 만큼 보편화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나 가족들은 정확한 현지 사정을 모른 채 브로커의 말만 듣고 중의원을 찾았다가 치료비만 날리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유씨의 가족들은 “한달동안 중의원에 머무는 동안 이곳에만 10여명의 환자들이 한국에서 왔다”며 “병세가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악화돼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의사 협회 관계자는 “중의원은 국내 한의원과는 달리 노인과, 침구과, 내과등 여러분야로 세분화 돼 있고 분야별로 명의와 명의원이 따로 있어 무턱대고 중국에 갈 경우 돌팔이 의사를 만나 돈만 뜯길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