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1시22분께 악천후 속에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던 중국 국제항공공
사 소속 여객기가 경남 김해시 지내동 돗대산 자락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한국인 136명을 포함한 승객 155명과 승무원 11명 등 166명 가운
데 119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

생존자 38명은 구조후 김해시 성모병원을 비롯한 김해 및 부산 지역 병원으
로 분산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당초 생존자는 39명이었으나 16일 새벽 4시께 부산 백병원 입원자 1명이 숨
져 38명으로 줄었으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 여객기는 조종사가 선회지점을 지나치는 바람에 동체가 산에 부딪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조사반은 이날 오후 3시께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를
회수해 원인규명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직후 소방대와 경찰관, 군인 등 2천여명이 투입돼 구조에 나섰으나 험
한 지형에다 악천후로 인해 차량과 헬리콥터의 접근이 불가능해 생존자 후
송과 사망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조대는 날이 어두워진뒤 현장에 조명을 설치하고 인명구조견을 투입, 철
야로 동체해체 및 생존자와 시신 수색작업에 나서 시신 3구를 찾아냈다.

▲사고개요= 사고 항공기는 이날 오전 8시40분 중국 베이징을 떠나 오전 11
시35분께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사고 당시 김해공항은 짙은 안개 속에 시정 3천200m밖에 되지않고 바람마
저 강하게 불어 오전 8시30분부터 정원 150명 이상 보잉 737기종(정원 150
명 이상)이상의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 항공기에는 한국인 136명과 중국인 18명, 우즈베키스탄인 1명 등 외국
인 19명 등 승객 155명과 승무원 11명 등 모두 16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119구조대에 구조된 오영근(39.중국 길림성 홍화현)씨는 '승무원들이 5분후
에 착륙하겠으니 안전벨트를 매 달라'는 안내방송 직후에 기체가 나무를 스
치는 소리와 함께 산에 처박혔으며 시커먼 연기가 났다'며 사고당시를 회상
했다.

오씨는 '사고직후 기내가 온통 연기로 뒤덮여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시트
와 사람, 화물이 뒤엉키고 여기저기서 피냄새가 났으며 비명과 신음소리로
아수라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현장= 사고 항공기가 추락한 해발 300여m의 돗대산 정상 아래는 마치 폭
격을 당한듯한 모습이었다.

항공기 머릿부분과 동체 일부만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부분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일그러진 채 나뒹굴고 있고 기체밖으
로 튕겨져 나온 승객들의 시체와 소지품들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사고당시의 충격을 말해주듯 추락현장에는 소나무 200여그루가 넘어졌고 깊
게 팬 흔적이 있었고 항공기 잔해 곳곳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사고현장에는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탑승객 가족들이 생사를 몰라 발
을 굴렀고 가족의 시신이 확인되자 통곡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중국대사관 관계자 5명도 현장에서 중국인 탑승객 신원파악과 생사 확인작
업을 벌였다.

▲구조= 부산과 경남,울산지역 소방구조대와 경찰관, 공군병력 등 2천여명
이 사고현장에 긴급투입돼 생존자 구조작업 등에 나섰으나 험한 지형에다
악천후로 인해 헬리콥터와 소방차,구조차량의 접근이 불가능해 어려움을 겪
었다.

차량 접근이 안돼 구조대원들은 생존자를 발견하면 들 것에 태우거나 등에
업고 산아래까지 이송했다.

인근 고등학교 학생과 주민들도 구조대를 도와 생존자를 이송하고 시신을
수습했다.

날이 어두워진 뒤 구조대는 사고현장에 조명등을 설치하고 인명구조견까지
투입해 동체를 해체하는 한편 생존자를 찾기 위한 철야수색작업을 벌여 16
일 새벽 3명의 시신을 찾아냈다.

▲사고원인 = 16일 오전 7시 현재 정확한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
상악화로 인해 평소 착륙방향과 반대로 착륙하기 위해 선회하는 과정에서
조종사가 정상적인 위치를 지나쳐 선회하며 산에 부딪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이날 오전 11시20분께 김해공항의 관제를 담당하는 공군 제5
전술비행단에 착륙허가를 요청했고 공군측은 당시 기상상태가 착륙제한치
를 밑돌아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사고 비행기 착륙 제한치가 구름높이 700피트, 시정 2마일이지만 당
시 기상은 구름높이 1천피트, 시정 2.5마일로 착륙제한치에 이상이 없었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군은 이날 바람방향이 바다쪽에서 육지쪽으로 불었기 때문에 사
고 여객기가 착륙지점을 잡기 위해 활주로 서쪽을 이용, 신어산으로 선회하
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최종 선회지점에 있다'는 교신을 끝으로 통신이 두절돼 정
상적인 선회지점을 지나 선회하려는 순간 산을 발견하고 다시 상승하려다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