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가 침체된 지역 문화관광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추진해 왔던 주요 사업들이 줄줄이 좌초 위기에 몰렸다. 전임 시장 재임 시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던 사업들이 벽에 부딪히면서 이들 주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문화재청 문화재심의위원회로부터 '보류' 판정(경인일보 3월 21일자 21면 보도)을 받았던 신륵사관광지 인도교 사업이 지난달 재심의에서 부결됐다.

이 사업은 2016년 말까지 총 96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륵사관광지와 맞은편 금은모래유원지 일대를 연결하는 길이 420m, 폭 3m의 국내 최초 관광형 인도교를 설치하는 것이다.

시는 인도교가 설치되면 한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부각돼 지역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4차례의 문화재심의위 현상변경 심의에서 줄줄이 '퇴짜'를 맞아 사실상 사업추진이 어려워졌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심의에서 심의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부결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돼 당혹스럽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마지막으로 한번 더 계획을 수정해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교와 함께 신륵사관광지·금은모래유원지의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주수석박물관 건립사업도 수석 기증자와의 갈등으로 사실상 중단됐다.

수석박물관은 '성문영어' 시리즈 저자로 유명한 송성문씨의 유족으로부터 희귀 수석 130점을 기증받고 금은모래유원지내 빈 상가를 리모델링해 1천984㎡의 박물관을 조성, 오픈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물관 내부 인테리어 업체 선정을 놓고 시와 유족간 갈등 끝에 지난 6월 말 송씨 유족측이 시에 기증 철회를 통보, 사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시는 수석박물관 사업을 재검토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모래썰매장' 사업도 1억7천만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개장조차 못한 채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이 사업은 4대강 사업에서 발생한 골재를 쌓아 둔 양촌적치장 모래언덕에 높이 31m, 폭 18m, 길이 55m 규모의 모래썰매장을 조성하는 것으로, 지난 3월 완공 후 썰매가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사고 위험 등으로 벽에 부딪힌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시민 김모(51)씨는 "전문적 경험과 판단 없이 성급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며 "가망없는 사업들은 빨리 정리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주/박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