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중국 민항기 블랙박스에 대한 해독작업이 시작되는 등 추락사고의 원
인규명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사체수를 둘러싼 사고대책본부와 경찰의 혼선속에 최종 사망자수가 126명에
서 122명으로 줄어든 가운데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사체 DNA(유전적 성질을
가진 염색체핵산의 일종) 시료 채취 등 본격적인 사망자 신원확인작업에 착
수했다.

18일 오후 한국조사단은 중국.미국조사단의 참관하에 김해공항에 보관중이
던 사고기 블랙박스를 서울 김포공항 블랙박스 분석실로 이송, 내부손상 확
인작업을 거친뒤 개봉과 함께 해독작업에 착수했다.

이에앞서 이날 오전 김해공항에서 실시된 외관확인결과, 블랙박스 상태가
당초 우려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돼 사고원인조사가 한결 수월하게 이뤄
질 것으로 기대됐다.

확인결과 음성기록장치(CVR)는 오렌지색 페인트가 그대로 남아 있고 모서리
가 조금 찌그러졌을 뿐 손상이 거의 없는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판명돼 조
종실 음성녹음을 해독하는데는 2~3일이면 충분할 것으로 조사단은 밝혔다.

비행기록장치(FDR)는 외부 페인트가 모두 타버려 상표와 제조회사 등의 글
씨가 모두 없어진 상태로 열손상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해독불가능 상
태는 아닌 것 같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조사단은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
록장치를 해독,분석하고 시뮬레이션과 검증을 마치기까지는 2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블랙박스 해독착수와 함께 조사단은 이날 김해공항 레이더수신소와 관제탑
을 찾아 사고 항공기 비행궤적을 분석할 수 있는 항적도를 확인하는 한편
조종사와 관제탑간 교신내용도 확인했다. 조사단은 또 사고현장에서도 잔해
분포조사와 기체잔해 촬영 등 조사활동을 벌였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산.경남지방경찰청 감식계 등
과학수사요원을 투입해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부산지역 11개 병원에 안치
된 40구의 시신에 대한 DNA 시료채취작업을 벌인데 이어 오후 1시부터는 경
남 창원.김해지역 각 병원에 안치된 사체 70여구에 대한 시료채취작업을 벌
였다.

수사본부는 그러나 사고현장 수습과정에서 동일 시신이 분리돼 각기 다른
병원에 안치됐을 가능성도 있고, 일부 병원에 안치된 사체중 엉치등뼈 등
신체 일부분뿐인 경우도 많아 DNA 시료채취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사본부는 사체 DNA 시료채취작업이 완료되는대로 유가족을 상대로 DNA 시
료확보작업을 벌인뒤 곧바로 대조분석 작업을 착수할 계획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사체상태가 양호한 경우 신원확인까지 10일에서 15일
정도 소요되며, 신체부위가 이탈한 경우 모든 신체부위의 동일인 여부를 가
려내야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사체인적사항 파악엔 1개월 정도 소요될 것”
이라며 “최선을 다하겠지만 괌 대한항공사고때 50여구의 사체에 대한 인적
사항이 규명되지 않은 것처럼 훼손상태가 심한 사체는 인적사항이 파악되
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사고직후 계속 논란을 빚은 사망자수가 이날 경찰의 정밀조사결과, 당초 발
표된 126명에서 122명으로 줄어들었고, 이에 따른 유족들의 항의로 이날 오
전부터 가동될 예정이었던 분향소 설치가 연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고대책본부는 “수습된 신체 일부를 1구로 집계하거나 사체보관함 1개에
2구가 안치되는 등 혼선이 생겨 경찰이 다시 조사한 결과 장유병원과 마산
의료원 등 4개 병원에서 6구가 감소한 반면 김해금강병원과 창원파티마병원
에선 오히려 2구가 늘었다”고 밝혔다.

분향소 설치를 거부한 유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사고대책본부에서 제공한 버
스를 이용해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돌며 직접 시신확인에 벌였다.

실종자 수색이 나흘째 계속된 가운데 에어백을 동원해 13t이나 되는 날개잔
해를 들어올려 잔해더미에 깔렸을 실종자를 수색하는 등 광범위한 수색작업
에도 불구하고 실종자를 추가 발견하는데 실패했다.

구조.수색대를 지휘한 김재구 진주소방서장은 “찾아볼만큼 찾았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혀 현재 6명으로 집계된 실종자들의 시신은 사실
상 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사고당일 사고 항공사 인천지점이 서울항공청으로부터 인천공항 착륙
허가를 받았다가 자진 철회한 이유가 김해공항의 착륙장애요소가 된 바람방
향이 남풍에서 북풍으로 바뀌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항공사의 인천공항 착륙 자진포기후 항공기가 김해공항으로 향할
때 다시 바람방향이 남풍으로 변경되는 바람에 항공기가 북쪽 활주로를 타
기위해 선회비행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