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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지법에서 진행중인 세월호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들에 대한 재판이 처음으로 생중계된 19일 오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법정에서 세월호 사고 피해자 및 유가족 등 50여 명이 재판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하태황기자 |
광주지법 현황 생생 전달
탄식·참았던 울음 이어져
"다시 돌아왔을 때에는 뱃머리만 남아있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헬기 513호 기장 김모(44)씨의 증언이 나오자 방청석에서 장탄식이 쏟아졌다. 구조된 학생이 '배안에 친구들이 남아있어요'라고 말하자 재차 헬기를 몰고 세월호로 갔지만, 때는 이미 늦었던 것.
19일 오후 50여명의 유족들은 안산지원에서 증인들의 증언을 지켜보며 눈물만 뚝뚝 흘렸다.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이었지만, 재판부가 대부분 안산에 있는 유족들을 배려해 사법사상 최초로 재판을 중계토록 결정했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유족들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잊지 말아주세요 0416' 등의 글귀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재판정에 들어섰다. 광주지법에는 재판부와 검찰석, 변호사석 등 3곳을 비추는 카메라를 설치, 안산지원 409호 법정에 있는 100인치 스크린에 고스란히 재판실황을 생생히 전달했다.
실제 재판정에 온듯 숨죽였던 유족들은 결국 또 울음을 터뜨렸다. 증인으로 나온 해경 이모(29)씨가 "(자신이 구한 사람이)일체형 작업복이나 청해진 해운 옷을 입고 있는데도 (선원인지) 몰랐느냐"는 검찰 질문에 '몰랐다'고 대답하자 유족들은 한숨이 이어졌다.
또다른 증인 의경 김모(21)씨의 경우 "승객들이 배 안에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느냐"는 말에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답하는 등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유족들을 분노하게 했다.
이날 진도 VTS 교신내역의 음성감정결과가 공개됐다. 교신 중 사고현장에 나간 둘라에이스호가 세월호에 '탈출하면 저희가 구조하겠다'고 말하자 세월호에서는 '해경이 구조작업하러 오고 있나, 소요시간 얼마나 걸리겠나'라고 답한 음성이 흘러나오자 방청석에서는 격한 항의가 이어졌다.
재판부가 이를 제지하자 유족들은 "피고인들은 저렇게 편히 있는데 유족이 떠드는 것 가지고 뭐라고 하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이 제시한 사진으로 마무리됐다. 사진 속에는 갑판을 코앞에 두고도 가만히 앉아 구조만을 기다리는 한 학생이 있었다.
/이재규·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