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불신 커지자 2달만에 퇴진
초·재선모임 주도 '수석' 꿰차
품격있는 대변인으로 당 혁신
베를린 방문 값진 경험
남북교류·신뢰 중요 깨달아
연천·포천 인프라 준비해야
도내 정치권과 자주 만날 것
지난 7·4 새누리당 전당대회. '서청원vs김무성' 빅게임에 40대 재선의 김영우(재선·연천 포천) 의원이 정치혁신을 주장하며 두 후보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적이 있다. 다윗이 골리앗에 맞서 돌팔매 하나 들고 도전했을 정도로 당당한 모습이었다.
물론 당 지도부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최근 구성을 마친 '김무성지도부'의 제1기 대변인에 기용되면서 그가 전당대회에서 주장했던 '40대 혁신기수론'의 주자로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포스트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이후)의 길을 걷고 있는 그로서는 대변인이라는 당직이 당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선봉자로서 정치 복원을 실현할 수 있는 또다른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두번째 대변인 당직을 맡게된 그는 21일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영광으로 받아들이면서 "품격있는 대변인의 역할로 정치불신을 걷어내는데 일조하겠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미 지난 2012년 19대 총선 후 새누리당 첫 지도부에서도 대변인을 한 차례 맡은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돈공천 문제가 불거져 국민적 불신과 비판이 커지고 있음에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자신이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미로 자진사퇴하고 나섰지만, 자신만 2개월 보름만의 짧은 기간을 뒤로하고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그런 배경을 잘 알고 있던 김무성 대표는 이번 당직 인선에서 김 의원에게 당의 입을 맡겼다. 미래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김 대표로서는 당내 초·재선 혁신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젊고 개혁적인 김 대변인 같은 정치인이 필요했고, 3명의 대변인 중 수석대변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수석'이라는 타이틀까지 부여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그 역시 과거의 저격수, 공격수 이미지의 대변인보다는 소통하면서 상생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는 "조만간 대변인실 분위기도 전환하고 여야 대변인의 만남을 주선해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제대로 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점점 국민의 불신이 커질 것"이라며 "당직에 불과한 대변인이지만 우리당부터 새로워지고, 좀 더 큰 정치로, 포용하는 자세로 국민이 원하는 쪽으로 분위기를 쇄신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정부 2기 당 지도부격인 '김무성호'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과거 황우여체제와 김무성체제는 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때는 대통령후보 경선이 있어 분위기가 격렬했지만, 지금은 20대 총선까지 큰 선거가 없기 때문에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큰 틀을 생각하며 당과 정치 혁신에 고민하고 있다"며 "차기 총선과 대선을 위한 변화를 준비하는 기회가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 역시 이 같은 당의 변화를 추진하는데 앞장서고 있고, 새로 들어선 '김무성호'의 역할도 거기에 달려 있다고 했다. 김 대표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상당히 인간미가 느껴졌고,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시절, '박근혜대통령'만들기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가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며 "그런데 최근 친박계 일부에서 김 대표를 비박계로 몰아가는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가에 나돌고 있는 김 대표의 대권도전설에 대해서는 "정치인으로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겠느냐"면서도 확답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은 되고 싶다고 되고,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니고, 국민이 원해야 하고, 국민이 원하는 만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제 재선이 됐으니 연천 포천이 먼 훗날 통일이 되면 거점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데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접경지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김 대변인은 통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사실 이번 대변인에 임명될 당시 그는 독일 통일을 연구하기위해 베를린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이번 독일 방문에서 당시 동독 총리였던 드 메지에르 전 총리를 만나 '통독'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면서 "그 분의 말씀을 종합해 보면 통일은 통일을 원해야 한다는 진리가 숨어 있었다"고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동독 주민들은 서신교환, 방송시청, 접경지역 공동관리 등 자유와 통일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북한의 지금 상황과는 너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는게 그의 이번 방문담이다. 결론적으로 그가 내린 결론은 "결국 남북 교류와 꾸준한 신뢰쌓기 등 과정으로서의 통일이 중요하구나"라는 인식이다.
따라서 그는 "남북교류의 기본 인프라부터 준비하는게 지역을 위해 해야 할 일"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수도권 주민들이 연천 포천을 자주 들러, 힐링하고 재충전하는 지역으로 찾아주면 고맙겠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최근 개통된 경원선 'DMZ관광열차'의 경우 백마고지까지 가면서 연천역에 잠시 정차해 16분가량 옥계마을 장터를 들를 시간이 있는데, 지역농산물과 특산물을 살 수 있는 좋은 관광코스가 운영되고 있다며 지역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조용한 어투와 차분한 성품의 그는 재선으로 도내 정가에서 막내뻘 연배지만 '모래성'에 비유되는 도내 정치권의 현실을 아쉬워하며 "앞으론 중진·초재선 의원들이 자주 만나 지속적으로 지역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남겼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