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가 옛 재단의 교비 횡령 등 혐의로 임시 이사 체제를 운영한 지 10년만에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지만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 등은 '비리로 퇴출된 옛 재단이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26일 경기대에 따르면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교육부 선임 임시이사의 공석을 놓고 다른 임시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옛 재단쪽이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후보 3명을 사분위에 올리면 이 가운데 1명을 정이사로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손종국 전 총장이 교비 등 횡령 혐의로 구속된 뒤 옛 재단 추천 인사 3명과 학교 구성원 및 교육부 추천 인사 3명 등 정이사 6명에 임시이사 1명인 경기대 운영 체제가 10년만에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등은 '사분위'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캠퍼스 임승헌 총학생회장은 "학교 구성원이 추천한 정이사로만 이사회를 꾸리는 게 우리가 원하는 정상화라는 입장을 전달했음에도 이같은 결정이 나왔다"며 "강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경 교수협의회 회장도 "비리로 쫓겨난 옛 재단 관계자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터줬다"며 "학교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어 교육부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학교 관계자는 "손 전 총장이 횡령금 보전을 마무리해 학교로 돌아오는데 아무 문제는 없지만 현 총장의 임기가 2016년까지고 막 정상화 결정이 내려진 상황이어서 옛 재단의 복귀를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