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시중은행의 금리 담합 여부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코픽스, CD금리 등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전반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어 정부가 은행권의 '금융 보신주의'에 칼을 빼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과 이날 이틀에 걸쳐 국민, 하나, 우리, 신한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각각 6명의 조사관을 보내 여·수신금리 전반에 대한 담합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는 은행의 전반적인 금리체계 조정을 맡는 자금부와 개인고객에 대한 대출금리, 수신금리 조정 등을 맡는 개인금융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은행 담당직원들을 면담한 후 관련 서류를 확보하고, 이들이 메일, PC 메신저 등을 통해 다른 은행의 담당자들과 대출·예금금리와 관련된 쪽지를 주고받았는지 등을 조사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CD금리 등 여·수신 금리 전반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며 "이들 금리와 관련된 담합 활동이 있었는지가 주된 조사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픽스는 국내 9개 은행의 정기예·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대출 기준 금리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당 부서의 부장부터 직원까지 공문, 메일, 메신저 등 관련 내용을 통째로 가져갔다"며 "6명의 조사관이 나온 것은 이례적으로 큰 규모"라고 전했다.

이번 공정위 조사는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대폭 내리면서 대출금리는 소폭 인하한 것과 관련한 은행들의 담합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얘기한 '금융 보신주의'와 관련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시중은행들에 대해 정부가 '칼'을 빼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간부는 "은행 간 담합은 전혀 없었지만 공정위 조사가 진행된다는 사실만으로 초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아무래도 여러 목적을 지닌 조사가 아닌가 여겨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