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오라면 '金靈烏'가 떠오른다. 靈烏는 신령스런 까마귀, 金자가 붙으면 '신령스런 금 까마귀'다. '金烏(금오)'는 또 세 발 달린 까마귀로 태양의 별칭이다. 40일 단식에도 끄떡없는 김영오!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인으로 떠올랐고 각광 흉광(胸光) 안광(顔光)까지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꼭 아무개를 닮았다. 탁자 위 공중부양으로 유명한 전 국회의원 강기갑 말이다. 그 수염에다가 두루마기라도 걸치면 영락없을 거다. 어쨌든 그는 '남성 권은희'로 국회의원 부킹(예약)은 끝난 상태고 장차 '세월당'을 만들어 당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게 인터넷 네티즌들 입방아다. 세월호에 희생된 단원고 학생 김유민양의 아버지, 그는 '깡'까지도 대단한 것 같다. 침몰 다음날인 4월 17일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아주 ×발! 다 받아버릴까" 했다는 영상이 공개돼 또한 화제다.

세월호 '世越'은 '세상을 넘는다'→죽는다는 뜻으로 어느 무뇌아가 그렇게 명명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세월당'이 싫다면 박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한 야당 의원 또는 기타 파렴치 전과자 의원들과 죽을 맞춰 작당(作黨)을 할 수도 있을 게다. 그런데 세월호 유족 치고도 학생들 유족과 일반인 유족은 확연히 다르다. "여야 합의 세월호 특별법을 받아들이겠다. 저희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의 수렁으로 빠지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게 후자 쪽 언급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게 정상이다. 학생들 유족도 알아야 할 게 있다. 슬픔과 아픔을 함께 하려던 국민의 동정심이 이제는 지나치다, 너무한다, 세월호 세월 소리만 들어도 지겹다는 소리로 180도 돌아선 건 바로 여야가 두 차례나 합의한 세월호특별법을 걷어찬 시점부터라는 걸.

자식 잃은 슬픔만은 못하겠지만 세월호 피해는 전 국민이 당했고 세월호 여파로 취업이 안 되고 장사가 안돼 문을 닫은 자영업도 부지기수다. 이제는 화를 참을 수 없는 국민울화병 단계라는 걸 세월호 유족도 길거리당 패거리도 알아야 한다. 세월호 피해자가 국회 생계법안 처리 등 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라는 민성―천성(天聲)은 듣지 않기를 바란다. 원칙과 한계를 지켜야 사람이다. 세월호 참사도 그걸 모르고 어겼기 때문 아닌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