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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헌정 부천필 지휘자와 클라라 주미 강의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35'를 협연하고 있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공 |
임헌정 계관 지휘자가 이끈 부천필은 지난 8월31일 밤 7시30분(현지 시각) 유럽 투어 첫번째 국가인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무대를 완전 장악하며 체코 음악계의 호평을 이끌어 내는 등 월드클래스급의 최정상 오케스트라임을 각인시켰다.
이날 연주회에는 문하영 주체코 한국 대사와 테쯔오 야마카(Tetsuo Yamakawa) 일본대사, 마 케깅(Ma Keqing) 중국대사 등 각국 대사관 관계자 20여명, 박춘배 부천 부시장 겸 부천시립예술단장, 코트라 이관석 프라하 무역관장 등 모두 1천명이 연주홀을 가득 메웠다. 부천필의 2시간에 달하는 연주에 체코인들은 이례적으로 기립 박수를 보내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날 연주회는 서울대 전상직 작곡가의 부천필을 위한 창작작품 위촉곡 '관현악을 위한 크레도'(Credo for Orchestra)가 유럽 초연됐다.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양식을 차용, 작곡된 '관현악을 위한 크레도'는 작곡가 자신의 개인적인 고백이자 절대자께 드리는 기도로, 관람객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의 협연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35'(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35)를 선사해 극찬을 받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 임헌정이 이끄는 부천필과 차세대를 이끌 젊은 거장 클라라 주미 강의 환상적인 조합은 관객들에게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진수를 선사, 관람객들을 전율케 했다.
차이코프스키적 애수가 듬뿍 서려있는 대표적인 이 곡을 클라라 주미 강은 과장된 기교와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오롯이 차이코프스키의 내면적 고뇌를 한결 더 감성적이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절제력과 뜨거운 열정을 동시에 보여줘 체코인들로부터 3번의 커튼콜을 받는 등 극찬의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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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필하모니오케스트라는 지난 8월31일 밤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에서 1천여명의 관객들이 모인 가운데 연주회를 갖고 있는 모습.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공 |
마지막으로 '브람스 교향곡 제4번 C단조 작품 98'(Symphony No. 4 in c minor Op 98)을 연주해 부천필이 월드클래스 수준임을 입증했다. 브람스의 개성과 이지적 고독감마저 느껴지는 이 곡을 통해 묵묵히 음악의 본질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온 부천필은 25년간 갈고 닦아온 음악세계를 들려줌에 따라 체코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안겨줬다.
이어 거듭되는 커튼콜에 임헌정과 부천필은 체코의 대표적인 음악가인 드도르작(Dvorak)이 프라하에서 초연했던 교향곡 8번(Symphony No. 8) 3악장으로 화답하자 모두 기립해 박수를 치는 등 연주회가 끝났음에도 스메타나홀을 한동안 떠나지 못할 정도로 가슴 벅차했다.
체코의 젊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토마스 찌보르 디스는 "유럽서 초연된 전상직 교수의 '관현악을 위한 크레도'는 현대곡임에도 전통과 현대의 음악적 성격을 대조적으로 살려 감동을 준 뛰어난 곡"이라고 찬사를 던진 후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3악장과 브람스 2악장에서 보여준 섬세함과 카리스마는 듣는 이를 감동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했다"고 감탄했다.
문하영 주체코 한국대사도 "프라하 첫 연주회에서 음악적 수준이 뛰어난 체코인들로부터 부천필이 기립받수를 받았다는 것은 초미유의 사건"이라며 "세계 유수의 수준높은 클래식을 선보인 부천필은 한국과 체코의 문화교류를 활성화시킬 홍보대사, 그 이상"이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한편 부천필은 클래식 음악팬이라면 꼭 한번 방문하기를 원하는 꿈의 연주홀인 독일 뮌헬의 헤라클레스홀(2일)과 오스트리아 무지크페라인홀(4일)에서 잇따라 공연을 갖고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 음악계에 정식 데뷔하게 된다. 체코 프라하시/전상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