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사이 주말이면 등산로 입구마다 인파로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내 아웃도어 산업이 급성장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등산은 가족이나 동향·동문 중심으로 친목 도모가 목적이었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산악동호회가 활성화되면서 레포츠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산악동호회는 4050세대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5060세대들이 가세하는 추세다. 4050세대의 등산활동은 사회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망가져가는 정신과 육체를 자연에서 치유하려는 힐링의 성향이 강하다. 5060세대는 등산모임을 통해 건강정보를 공유하고 노후의 삶을 보다 의미있고 풍요롭게 하는 데 목적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반해 2030세대는 산악스포츠에 중점을 두고 산악테크닉, 장비, 관련 스포츠 정보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등산문화가 세대별로 차이를 보이며 독특하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 특성상 등산문화가 발전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등산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등산이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정보도 덩달아 다양해지고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의학적·심리적·문화적 등 다양한 시각에서 등산을 전문적으로 연구, 해석하는 경향도 등산문화 변화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등산인구가 늘고 등산문화가 발전하고 있는 이면에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등산 안전사고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잘못된 산행으로 목숨을 잃는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등산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안전예방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산악동호회 중에는 사고예방을 위해 음주를 없애는 동호회도 늘고 있다.

아웃도어산업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상업적 목적을 위해 등산붐을 조성하는 경향도 건전한 등산문화를 저해하는 요소로 등장했다. 업체들의 과열경쟁으로 무분별한 상품 협찬이나 판촉 등으로 등산문화를 흐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등산문화는 현재 산악동호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로 성장하고 있지만 동호회에 치중된 다소 획일적이고 단순한 면이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건강한 신체, 올곧은 정신을 다지기 위해서는 건강한 등산문화정착이 중요하다.

/김영란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