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빚에 쪼들리던 20대 2명이 불과 47시간새 길가던 여성 5명을 차량으로 납치, 금품을 빼앗고 잇따라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들은 승용차에 훔친 택시표시등을 부착, 택시로 잘못 알고 탄 여성들을 차례로 살해한뒤 사체를 뒷좌석에 싣고 다니며 또다른 피해자들을 사체 바로 옆에서 성폭행하고 목졸라 살해하는 인면수심의 잔인성을 보였다.

용인경찰서는 30일 허모(25)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달아난 공범 김모(29)씨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길거리에 세워져 있던 택시에서 표시등을 훔쳐 승용차에 부착한뒤 지난 27일 오후 11시께 수원시 팔달구 삼성전자 앞 길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박모(29·여)씨를 납치, 용인시 기흥읍 오산천 주차장으로 끌고가 현금 2만원을 빼앗고 노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들은 이어 다음날 오전 9시께 용인시 기흥읍 영덕리 현대자동차 앞길에서 이모(22·여)씨를 차에 태워 같은 장소로 끌고간뒤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빼앗고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갓길에서 살해한 혐의다.

허씨등은 또 지난 29일 오전 5시께 수원시 팔달구 매탄동 호텔캐슬 앞 도로에서 정모(23)씨등 여성 3명을 “강릉으로 놀러가자”며 유인, 차에 태워 영동고속도로 가남휴게소 부근으로 끌고간뒤 12만원을 빼앗고 정씨등 2명을 차안에서 성폭행하고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용인 S골프장 식당 종업원으로 일해오다 유흥비등으로 쓴 신용카드 대금이 체납되자 최근 발생한 군포 납치살인사건을 모방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사체는 암매장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30일 오전 1시께 용인시 기흥읍 삼성반도체 주차장에서 승용차 번호판을 훔치려다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에게 격투끝에 붙잡혔으나 김씨는 경찰에 넘겨지는 과정에서 달아났다.

경찰은 달아난 김씨가 용인의 동거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경북 포항에 사는 동생이 어머니와 함께 “형을 만나러 간다”며 나간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가족들과 만난 것으로 보고 김씨 동생의 승용차를 수배,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