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11일 경기도 고양시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열린 선수단 미팅에서 팀 해체 결정을 선수들에게 알린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별의 날이구나. 좌절하지 말아라."

김성근(72) 고양 원더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고양 원더스는 프로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이 모여 기적을 일궈낸 곳이다. 이 곳에서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팀의 해체 결정을 전했다.
 
김 감독은 "만남 뒤에는 늘 이별의 순간이 온다. 하지만 예상보다 너무 빠르다"면서 "감독으로서 너희들에게 더 기회를 줄 수 없는 상황이 슬프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더스의 모토가 '열정에게 기회를'이었다"라고 상기시키며 "여기가 끝이 아니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자. 좌절하지 말자"라고 제자들을 다독였다. 

김 감독은 "코치들은 11월까지 매일 야구장에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도울 것이다. 나도 너희들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한 뒤 "이제 우리는감독과 선수가 아닌, 인간과 인간이다. 언제든 고민이 있을 때 연락을 달라"고 전했다.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11일 경기도 고양시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열린 선수단 미팅에서 팀 해체 결정을 선수들에게 알리며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김 감독의 눈시울은 붉어졌지만, 그는 끝내 눈물을 참았다. 
 
하지만 "감독은 아버지다. 늘 강인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을 지키려 했다. 김 감독은 "나도 원더스에서 많이 성장했다. 지도자로, 인간 김성근으로 더 성장했다"면서 "선수들도 그걸 느꼈을 것이다. 원더스에서 힘든 훈련을 견뎌내고,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았다. 그 마음을 끝까지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프로구단 사령탑 교체설이 나돌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다. 
 
김 감독은 "나는 원더스에 '팀이 유지된다면 계속 원더스에 남겠다'는 뜻을 전했다"라며 "프로구단의 입단 제의도 없었고, 나도 원더스에 집중하려는 마음뿐이었다"고 강조했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