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그들의 끊임없는 도전은 3년만에 막을 내렸다.

원더스가 세 시즌 만에 팀을 해체하게 된 이유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한국 야구의 현실 때문이다.

원더스 하송 단장은 11일 해체를 선언한 뒤 "그동안 원더스는 퓨처스리그에 편입돼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며 "더이상 KBO를 믿을 수 없다. 구단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 해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원더스는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독립구단이다. 독립리그가 없는 상황에서 원더스는 한국 프로야구 퓨처스(2군)리그팀과 교류전(번외경기) 형식으로 경기를 치렀고, 매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경기 수에 대해 논의했지만 미래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한 채 팀을 운영해왔다.

KBO는 2012년과 2013년 48경기였던 교류전을 올해 90경기로 늘리고 내년에도 90경기를 치르자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원더스는 '그 다음 해에는 경기 수가 줄어들 수 있지 않나'라며 안정적인 미래에 대한 보장을 요구했고, 결국 이날 해체를 선언했다.


그동안 원더스가 한 일은 많았다. 야구광으로 알려진 허민 구단주는 성공한 IT 기업인 출신으로 총 40억원 가량의 막대한 투자를 통해 지난 2012년 원더스를 창단시켰고, 이후 3년간 120억원 정도의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었다. 모기업이나 지역 연고지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닌 순전히 허 구단주의 사비를 통해 운영된 원더스였다.

이로 인해 원더스는 퓨처스리그와 번외경기에서 2012년 20승7무21패(승률 0.488), 2013년 27승6무15패, 2014년 43승12무25패(10경기는 우천 취소) 승률 0.632를 기록했다.

또 2012년 7월 투수 이희성이 LG 트윈스에 입단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7월 kt위즈와 계약한 외야수 김진곤까지 22명이 프로에 입단하는 쾌거를 이뤘고, 최근에는 포수 정규식이 2차 신인 지명회의에서 2차 4라운드에 LG에 호명되는 등 23명이 프로에 진출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프로구단으로부터 외면받았던 선수들이 원더스를 통해 재기에 성공하면서 '기회의 땅'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늘었고, 지도자들에게도 배움의 터전으로 자리잡았던 원더스였지만,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됐다.

/신창윤·이원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