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실로부터 판교~구리 고속도로상에서 한 운전자가 갑작스런 복통으로 인해 괴로워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서둘러 구급차를 탔지만 마음은 급한데 정작 도로는 주차장을 연상하듯 차량으로 가득차 있어 쉽게 빠져 나갈 수 없었다. '어떡하나' 하는 불안한 마음에 우선 환자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상태를 체크하기로 했다. 그러나 환자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이제는 불안감을 넘어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그저 빨리 가야하는데…' 하는 마음에 1분이 1시간쯤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5분여동안 전화를 잡고 씨름을 하다 겨우 환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전 119구급대원인데요. 어디가 얼마나 아프신가요?” 다급한 물음에 환자는 다행히 심한 상태는 아니라면서 운전도중 갑자기 심하게 배가 아파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15분쯤 지나서 겨우 현장에 도착하니 군포시에 산다는 이상범(44)씨가 괜찮다는 말과는 달리 얼굴빛이 하얗게 변한채 복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우선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겠기에 환자를 우선 구급차에 탑승시키고 가까운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환자는 자기 승용차 걱정을 하면서 가지고 갈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환자를 혼자 구급차에 탑승시키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 환자의 차량을 구급대원이 운전하기에도 난감했다. 결국 우리는 우선 환자의 상태를 체크한후 구급대원 1명이 환자의 승용차를 운전해 병원으로 동행했고 의사선생님께 환자의 상태를 설명한 후에 차열쇠를 간호사에게 전해준후 복귀했다. 그후 며칠이 지났을까. 이씨가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119구급대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하루의 노곤함이 눈녹듯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김남출 (성남소방서 수진파출소 소방사)>김남출>
[현장에서…] 고마웠다는 말한마디에…
입력 2002-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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